만해 한용운 漢詩 12편 발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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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만해 한용운(1879~1944)이 일본에 체류할 때 발표했던 한시(漢詩) 12편이 공개됐다.

서울대 권영민(국문학)교수가 문예월간지 『문학사상』 8월호에 기고한 '한용운의 일본시절-일본잡지 '화융지'에 수록된 한용운의 한시'를 통해서다.

권교수는 "발표 시점으로 보면 이 한시들이 만해가 지상(紙上)에 게재한 첫번째 작품이 된다"며 "특히 일본에서의 행적이 이후 만해의 불교 사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만해와 일본 불교계가 교류한 내용에 대해서는 그동안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권교수의 글에 따르면 한용운은 1909년 5월 9일부터 9월 1일까지 일본 조동종 대학림(지금의 고마자와(駒澤)대학 전신)에서 수학했다.

권교수는 "조동종은 한국 불교를 통합하려고 했던 대단히 정치적인 일본 불교단체였다"며 "만해가 거기에서 공부를 하고 난뒤 일본불교의 한국불교 통합 시도를 앞장서서 반대하게 된 과정에 대해서는 더욱 치밀하게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용운의 한시는 1909년 6월 발간된 '화융지' 제12권 6월호에 두 편이 수록된 뒤 7~9월호에 계속 소개됐다. 한시 제목은 '사향(思鄕)', '산사독야(山寺獨夜)', '우중독금(雨中獨?)' 등이다. '화융지'란 조동종 청년 승려 모임의 월간 기관지였다. 이 잡지에는 "우리 동문이 5월 9일 한용운 군을 맞이하였다.

한용운 군은 한국 강원도 간성군 건봉사의 도제이다"고 소개했다.권교수는 "이번에 발굴한 한용운의 한시 12 편 가운데 일부는 『한용운 전집』에 출전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게재돼 있다"고 밝혔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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