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약품 개방" 美 공세 거세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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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미 통상협상이 다음달 열릴 예정이어서 미국의 자동차·의약품 개방 요구가 다시 거세어질 전망이다.

외교통상부는 24일 다음달 7~8일 서울에서 한·미 통상 현안 점검회의를 열고 자동차문제 등 양국간 통상현안에 대한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의에는 박상기 외교부 지역통상국장과 애미 잭슨 미 무역대표부(USTR)한국담당 부대표가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현행 8%인 자동차 관세를 자국 수준(2.5%)으로 내려주고 자동차 특소세 인하조치를 연장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논란이 일고 있는 외국산 고가 의약품에 대한 참조가격제 도입을 반대하고 유전자변형 농산물 규제완화·지적재산권 보호 등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협상에선 특히 금융 불안과 무역적자의 급격한 확대로 고민 중인 미국의 개방 요구가 어느 때보다 거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국내에서도 다음달 말로 종료되는 자동차 특소세 인하, 다국적 제약사들의 로비로 인한 보건복지부장관 경질설 등 관련 현안이 이슈로 부각되고 있어 협상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전반적인 관세인하를 다루는 뉴 라운드협상에서 이를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또 자동차 특소세 인하 조치의 연장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미국에 대해 철강 관련 무역분쟁의 조속한 해결을 요구할 예정이다.

한편 EU는 독일 반도체업체인 인피니온의 상계관세 제소를 받아들여 25일부터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한국 D램 업계에 대한 조사를 개시하겠다고 밝혀 한·유럽간 무역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인피니온이 한국 정부가 하이닉스반도체와 삼성전자에 각종 보조금을 지급,피해를 봤다며 한국 D램업계를 지난달 21일 제소한데 따라 이뤄지는 후속절차다.<본지 6월 21일 43면, 22일 18면>

EU는 오는 10월께 국내 업체에 대한 실사를 거쳐 내년 3월 산업피해 여부에 대한 예비판결을 내리게 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EU가 문제삼고 있는 2000~2001년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조치는 보조금이 될 수 없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도 "출자전환이나 협조융자는 회사 구조조정 과정상 채권단과 기업간의 문제로 정부 보조금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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