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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在日 한국인 권리옹호 위해 설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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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재일 한국인에 대한 법적 차별 철폐, 교포의 참정권 등 권리 옹호, 민족성 회복 등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습니다."

오는 20일 오사카(大阪)에서 설립되는 '재일 코리안 변호사협회'의 공동대표로 내정된 배훈(裵薰·50·오사카 거주)변호사.

그는 지난 15일 전화 인터뷰에서 "선인들이 일본에서 민족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온 덕분에 변호사들이 많이 배출돼 협회를 만들 수 있게 됐다"며 감개무량해 했다.

김경득(53·金敬得)변호사가 법적투쟁 끝에 1979년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 변호사 자격을 딴 지 23년 만에 재일동포 변호사 단체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는 그만큼 우리 교포 사회의 역량이 커진 것을 뜻한다.

"20~50대 재일 한국인 변호사 40여명 가운데 30여명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20여명은 간사이(關西)지역, 10여명은 도쿄(東京)지역에 있어 협회는 오사카에 설치하지만 도쿄에도 사무국을 둘 계획입니다."

40여명 가운데 두명만이 북한 국적이고, 나머지는 한국 국적이다.

북한 국적 변호사들도 협회에 참여한다. 때문에 협회의 이름에 '재일 코리안'을 달았다.

대표는 한국 국적의 裵변호사와 북한 국적의 고영의(高英毅·45·도쿄 거주)변호사가 같이 맡기로 했다. 김경득 변호사는 명예대표로 추대될 것으로 보인다.

裵변호사는 "재일 한국인 사회는 일본내 외국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집단이므로 우리 협회는 다른 소수민족의 권익옹호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오사카와 도쿄 사람들은 사고방식·가치관이 다르지만, 협회가 설립되면 한국계 변호사들은 더욱 단합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미국 등 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변호사들로 이뤄진 '국제 한인변호사 협회'와도 긴밀히 협조해 전세계의 한민족 연대 폭을 넓히는 데도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재일동포 2세인 裵변호사는 교토(京都)대 상대를 졸업한 뒤 85년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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