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세돌3단 화려한 부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총 보 (1~194)=162 이후에도 徐9단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으나 이세돌3단은 172 등의 강수를 구사하며 흑의 추격을 잘 막아낸다. 백은 결국 3백17수 만에 4집반을 이겼다. 승부는 194에서 결정되었기에 총보에선 여기까지만 소개한다.

徐9단은 불리할 때 강하다. 잉창치배에서 우승할 때도 불리한 바둑을 역전시켰고 진로배 9연승을 이룩할 때도 그랬다. 이 판도 어렵다 싶을 때 109, 113의 일격으로 백을 사지에 몰아넣었다.

徐9단의 문제는 유리할 때 발생한다. 유리할 때는 너무 조심스런 나머지 장기가 발휘되지 않는다. 이 판의 패착이라 할 117만 해도 지나친 조심성이 불러온 실수라 할 수 있다.

117로 '참고도' 흑1로 이었더라면 천하의 용장인 이세돌3단이라도 싸울 방법이 막막했을 것이다. 하지만 徐9단은 이 수가 두개의 빈삼각을 지닌 무거운 수라는 데서 본능적인 거부감을 느꼈다. 그 찰나에 더 안전해 뵈는 117이 문득 눈에 띄는 바람에 함정에 푹 빠진 것인데 이것도 그 판의 운이라 할 수 있다.

李3단은 이 판을 이긴 뒤 조훈현9단마저 꺾어 5승2패로 리그를 마쳤고 徐9단도 '2패'를 기록했다. 왕위전은 이후 조훈현9단이 서봉수9단을 꺾어 조훈현9단, 조한승5단, 이세돌3단이 5승2패로 삼자동률을 이루게 됐다(130·138·146·156·191=110, 135·143·153·159=127,142=99, 151=24, 178=169).

박치문 전문기자

협찬:삼성카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