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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장 홈페이지 선거 때만 '반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조해녕 대구시장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만들었던 인터넷 홈페이지는 지난 4일 曺시장의 취임사 게시를 끝으로 운영을 멈춘 상태다.

취임 이후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 6건 가운데 5건이 취임을 축하한다는 내용이어서 홈페이지를 여론 수렴의 창구로 활용하겠다던 당초 취지가 무색해졌다.

조규선 충남 서산시장은 당선 직후 아예 홈페이지를 폐쇄해 버렸다. 여론 수렴을 통한 정책 수립의 토론장으로 삼겠다며 앞다퉈 개설했던 지방선거 당선자들의 홈페이지가 선거 끝나기가 무섭게 대부분 '개점 휴업'이거나 '폐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얼굴을 알리기 위해 '반짝 사이트'를 운영한 셈이다.

10일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기간 동안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한 도내 선거출마자(단체장과 광역의원 후보)는 도지사와 시장·군수 후보 전원과 도의원 후보 등 모두 23명이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뒤 우근민 지사를 포함한 7명(30.4%)은 아예 홈페이지 문을 닫았고, 나머지 당선자의 홈페이지 역시 사실상 방치 상태다.

우근민 지사측의 한 인사는 "선거 이후 지사 개인 홈페이지 무용론이 제기된 데다 운영할 만한 인력도 없어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심기섭 강릉시장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일반 네티즌의 글 몇개만 올라 있다. 당선 이후 감사의 글도 게재되지 않아 선거용으로 활용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초기화면을 통해 "모든 콘텐츠는 7월 1일부터 대전시 홈페이지를 통해 선보인다"면서 지난달 30일 홈페이지 운영을 중단했다.

부산 기장군 최현돌 군수의 개인 홈페이지는 선거운동 때 사용했던 포스터와 홍보물, 개인 프로필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주민의 의견을 올릴 수 있는 메뉴인 '최현돌에게 바란다'는 접속조차 되지 않았고 '시민광장'은 선거 때의 질문·대답만 올라 있다.

김관종·양성철·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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