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계 두 거물 엇갈린 투자 경향>FRB의장 그린스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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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미국 경제정책의 조타수인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자기 재산의 투자에서 '안전주의자'의 모습을 드러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그린스펀 의장은 지난 8일 개인 재무보고서를 신고했다. 보고된 내용을 보면 지난해 말 현재 개인금융자산은 최저 3백만달러(약 36억여원)에서 최고 6백20만달러(약 75억여원). 그린스펀 의장은 금융자산이 주로 만기가 다른 채권에 집중돼 있어 정확한 규모를 산정하기 어렵다며 범위로 신고했다. 지난해에도 전년도 말 금융자산을 3백만~9백60만달러로 신고했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 돈의 대부분을 투자운용사나 개인계좌를 통해 미 재무부가 발행한 국채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식에는 간접투자상품을 비롯해 한푼도 투자하지 않았다.

그린스펀 의장의 이런 단순한 '투자 전략'은 96년부터 계속됐던 그의 발언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그는 미 주식시장의 거품이 드러나기 전에도 "주가가 계속 오른다는 것은 비합리적인 과잉 기대"라며 경고해 왔었다. 미 국채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안전한 투자처로 꼽힌다. 반면 그린스펀의 아내인 안드레아 미첼 NBC기자는 12종목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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