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박관용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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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제16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에 한나라당 박관용(朴寬用·6선)의원이 선출됐다. 사실상 야당 소속 의원이 국회의장에 선출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국회는 8일 오후 본회의에서 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 1차 투표에서 재적 의원 과반수(1백31석 이상)인 1백36표를 획득한 朴의원을 임기 2년의 국회의장으로 뽑았다. 민주당이 의장 후보로 내정한 김영배(金培)의원은 1백12표를 얻었다.

국회 부의장으론 민주당 김태식(金台植·5선)의원과 자민련 조부영(趙富英·3선)의원이 선출됐다.

이로써 지난 5월 29일 전반기 국회의 임기가 만료된 지 40일 만에 국회는 '불법 파업' 상태를 종식하고 정상화했다.

<관계기사 2,3면>

朴의장은 인사말에서 "국회는 오늘 대통령이 지명하지 않은 최초의 국회의장을 선출해 헌정사에 남을 만한 기록을 세웠다"며 "이제 국회는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으며, 이를 담보하기 위해 많은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朴의장은 국회의장의 당적 이탈을 규정한 국회법에 따라 9일 한나라당 당적을 자동 상실한다.

국회의장단 선출 법정 시한(5월 25일)을 지키지 못한 채 표류해 온 국회가 의장단을 선출함에 따라 정상 가동됐으나 앞으로 권력형 부정부패와 공적자금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 여부, 햇볕정책의 존폐 문제 등을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한편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8일 오전 총무협상에서 19개 국회 상임위원장직을 전반기 국회에서처럼 한나라당 9·민주당 8·자민련 2개씩 나누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운영위원장직은 민주당, 법사위원장직은 한나라당이 맡기로 했다. 상임위원장단은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선출한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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