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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때 서포터스 응원 너무 고마워" 해당국들 보답·인연 잇기 줄이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나이지리아~나이지리아. 아프리카 제일 서부 나이지리아~."

월드컵 기간에 수원·대구 월드컵경기장 앞에는 이런 응원가를 열심히 부른 열두명의 초등생이 있었다.

한 이벤트업체가 소년지 등을 통해 공모해 월드컵 한달 전 구성한 '아프리카 응원단'이다. 아프리카 토속리듬을 살린 응원가를 불러 경기장을 찾은 나이지리아·남아공·카메룬 등 아프리카인들이 고마워했다.

이들은 요즘 나이지리아 사람들 앞에서 노래할 꿈으로 부풀어 있다. 주한 나이지리아 대사관이 최근 이 초등생들을 나이지리아 국영TV에 출연하도록 주선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주한 나이지리아 대사관 스티브 올라비 공사는 5일 "아프리카에 대한 어린이들의 애정에 감동받았다"며 "본국 방문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회가 끝나고도 월드컵이 낳은 인연이 곳곳에서 이렇게 계속되고 있다.

각종 파티나 모임을 통해, 그리고 e-메일과 편지를 교환하며 우정을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다음의 '터키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1백여명은 시청광장·광화문 등지에서 터키팀 응원을 하면서 알게 된 이스탄불문화원 소속 터키 직원들로부터 지난 3일 만찬 초대를 받았다. 6일 저녁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있는 문화원에서다. 이스탄불문화원은 터키의 다국적기업이 설립한 사설 문화원이다. 회원 남건환(41)씨는 "터키를 응원하면서 자연스럽게 터키를 사랑하게 됐다"고 전했다.

외국인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붉은 악마 관계자들도 오는 14일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리는 프랑스 혁명 기념일 파티에 초대됐다.

아프리카 돌풍의 주역 세네갈 대표팀을 응원했던 세네갈 서포터스 회장 김순진 ㈜놀부 대표는 응원을 위해 방한했던 세네갈 대통령의 딸과 e-메일을 계속 주고받는다.

金대표는 "월드컵이 아니었으면 이역만리 아프리카 사람과 알게 됐겠느냐"면서 "응원을 함께 하며 생겨난 우정이 오래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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