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레슨] 거치식 펀드 투자 요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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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그러나 거치식으로도 얼마든지 펀드를 짧은 기간 동안 샀다 팔았다를 반복할 수 있다. ‘선취판매수수료’를 이용하면 된다. 선취판매수수료는 펀드에 가입할 때 가입 금액의 0.5~1%를 수수료로 먼저 떼는 것을 말한다. 이 수수료를 뗀 펀드는 비싼 환매수수료를 물지 않아도 돼 언제든지 원하는 시점에 이익 실현에 나설 수 있다. 보통 펀드는 투자 후 30일 이내에 환매하면 수익의 70%, 90일 이내에 환매하면 수익의 30%를 수수료로 거둬 간다. 90일 이후론 환매수수료가 없다. 투자자들은 가입 후 얼마 안 있어 주가 상승으로 수익이 나더라도 이런 환매수수료 부담 때문에 환매하지 못하고 3개월을 넘기는 경우가 많다. 3개월이 지난 뒤에도 주가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모를까 시장이 약세로 기운다면 수익은커녕 손실이 생길 수 있다. 결국 단기간에 수익이 났지만 환매수수료란 장애물에 막혀 이익 실현의 기회를 날려 버린 셈이다. 하지만 선취판매수수료를 이용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예컨대 거치식 펀드 가입 후 20일 만에 10%의 수익을 올렸다고 가정하자. 환매수수료를 제하면 실제 수익이 3%로 줄어 환매를 꺼리게 되지만 선취판매수수료를 뗀 경우라면 9% 이상의 수익을 고스란히 거둘 수 있다.

적립식은 한 번 투자하면 최소 2년 이상 장기간 놔두는 게 유리하다. 그러나 거치식은 선취판매수수료를 이용해 3개월 이내의 단타매매도 할 수 있다. 특히 요즘같이 주가가 일정한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때엔 요긴하게 쓸 수 있는 투자 방법이다. 파도타기를 하듯 주가가 어느 정도 빠졌을 때엔 펀드에 들어갔다가 일정한 수익을 챙기면 빠져나오는 식을 반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선취판매수수료가 아닌 환매수수료를 떼는 펀드라면 꿈도 꿀 수 없는 투자 방식이다. 하지만 이미 거치식 펀드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어쩔 도리가 없고 선취수수료를 떼면서 환매수수료도 떼는 펀드가 있으니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백미경 하나은행 정자중앙지점장 mkbaek@hahaba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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