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大 '월드컵 시샘' 한국 유학생들과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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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월드컵은 끝나고 갈등만 남았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이번 월드컵 기간에 불거진 베이징(北京)대의 중국 학생과 한국 유학생간의 갈등이 심각한 상황으로 비화하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신문은 "계속되는 중국 학생들의 위협으로 한국 유학생들은 중국 학생들을 피해다니며 일부 유학생은 학기가 끝나지 않았는 데도 조기 귀국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기숙사에 사는 4백여명의 한국 여학생은 바깥 출입을 꺼리고 단독 행동도 하지 않을 정도라는 것.

사건의 발단은 한국-이탈리아 16강전과 한국-스페인 8강전. 기숙사에서 응원전을 펼치던 1백여명의 유학생은 연장전 끝에 한국팀이 극적으로 승리하자 기숙사를 뛰쳐나와 새벽까지 승리 축하행진을 벌였다.

마침 기말고사 준비로 예민해 있던 중국 학생들은 "한국 승리는 편파적인 심판 판정 덕" "시끄러워 공부를 못하겠다"는 말을 하며 몸싸움을 거는 등 험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중국 학생들의 험한 태도는 계속됐다.4강전이 열린 지난달 25일 중국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단체로 독일을 응원했다. 한국이 지자 중국 학생들은 한국 유학생들을 욕하며 조롱하는 등 노골적인 반한 감정을 드러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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