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 홍성 철새공원 조성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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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충남 서산시와 홍성군이 철새를 테마로 한 생태공원 조성을 동시 추진해 중복투자와 과열경쟁 논란이 일고 있다.

홍성군은 지난 18일 '생태근린공원' 기본계획 보고회를 열었다. 천수만을 바라보는 서부면 궁리 한 야산에 탐조대와 철새종합전시관을 만들고 야생화단지, 미니동물원, 수생식물관도 함께 꾸밀 예정이다.

이 생태공원은 서산시가 간월호 인근 간척지 A지구에 계획 중인 '천수만 철새도래지 생태공원'과 비슷한 시설이다. 서산시는 이미 국비 20억원을 포함한 사업비 80억원을 확보하고 기본 설계와 환경성 검토까지 마쳤다. 내년 1월 최종적으로 입지를 결정하고 토지 매입과 실시설계를 거쳐 2006년 초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두 생태공원은 천수만, 간월호 중간에 놓여진 길이 3km의 서산 A지구방조제를 사이에 두고 건설된다.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이평주 사무국장은 "철새가 최근 지역 관광 활성화의 효자로 부각됨에 따라 지자체들이 각별히 관심을 쏟고 있다"면서 "아무리 친환경적으로 조성하더라도 자연 훼손이 뒤따를텐데 인접 지역에서 비슷한 사업을 따로 추진하는 것은 중복 투자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성군 입장은 다르다. 홍성군 관계자는 "서산지역뿐아니라 홍성쪽서도 철새 관찰이 가능하다"면서 "간월호 양쪽에 탐조시설을 마련하면 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올해 3년째 맞은 서산시 철새기행전의 버스탐조투어 코스는 홍성군 서부면 일대를 포함하고 있다.

조류연구가 김현태(서산여고)씨는 "철새는 시.군를 가리지 않고 날아 드는데 지자체가 너무 행정구역에 연연하지 않길 바란다"면서 "홍성군 생태공원은 봄.가을 바다(천수만)쪽으로 찾아와 머무는 도요새 등을 관찰하는 장소로 특성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수만과 간월호는 1995년 간척지 완공후 멸종위기 및 희귀종 등 철새 수십종이 찾아드는 국내 최대 도래지가 됐다.

한편 서산시의 독자적 관광개발계획이 진행중인 간월도는 지난 6일 정부 지정받은 '내포문화권 특정지역'에도 포함돼 대규모 관광지로 바뀔 전망이다.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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