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크 방패-삼바 창'재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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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투르크 전사들도 단단히 벼르고 있다. 48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출전, 숱한 어려움을 뚫고 4강까지 진출한 터키는 여세를 몰아 브라질과의 준결승전도 승리로 이끌겠다는 각오다.

한국처럼 축구 역사를 새로 쓰겠다는 다부진 결의가 엿보인다. 반면 브라질은 터키의 돌풍이 상당히 신경쓰이는 눈치다.

26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브라질과 터키의 준결승전은 창과 방패의 대결이 될 전망이다.

화려한 삼바축구를 구사하는 브라질은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신조 아래 적극적인 공격축구를 구사한다.

이번 대회 다섯 경기에서 15골(경기당 평균 3골)을 뽑아내는 막강한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3R 삼각편대'의 한 축을 이루는 호나우디뉴가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레드카드를 받는 바람에 못 나오지만 다섯 경기 연속으로 골을 터뜨린 히바우두의 골감각이 절정에 올라 있고, 허벅지 통증에 시달리던 호나우두도 서서히 컨디션을 되찾고 있다.

호케 주니오르-에드미우손-루시우로 연결되는 수비라인도 갈수록 견고해지고 있다.

'테랑가의 젊은 사자' 세네갈을 꺾고 4강에 오른 터키는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반격을 노리는 스타일이다. 브라질전에서도 기습작전으로 나설 전망이다.

터키는 브라질과의 조별리그(C조) 1차전에서 선전하고도 후반 막판에 페널티킥을 내줘 1-2로 역전패한 빚을 갚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터키의 자신감은 탄탄한 수비 조직력에서 나온다. 스리백을 기본으로 하지만 개인기가 좋은 팀을 상대할 경우 포백으로 변신하는 터키는 조별리그 중국과의 3차전 이후 세 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스트라이커 하칸 쉬퀴르(31)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하산 샤슈(26)·위미트 다발라(29)·일한 만시즈(27) 등이 그를 대신해 돌아가며 골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오른쪽 날개인 다발라는 일본과의 16강전에서 헤딩으로 결승골을 터뜨린 데 이어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는 절묘한 패스로 골든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물오른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브라질 공격수 히바우두와 터키 수비수 알파이 외잘란의 대결도 관심을 끈다. '왼발의 달인' 히바우두는 이미 알려진 대로 브라질 공격의 최선봉이며, 알파이는 강한 태클력과 경기 흐름을 읽는 눈을 지닌 터키 수비의 핵심이다.

정제원·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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