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 출사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스페인에 대비해 착실히 준비해왔다. 우리나 스페인이나 모두 어떤 경기를 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 승부를 예단할 수는 없다. 두 팀은 모두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고, 전술적·기술적으로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 이탈리아와 비교해 스페인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는 매 경기 세계적인 강호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둬왔다. 그것은 더 이상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이제 세계는 우리가 강팀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해왔다. 스페인과의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스페인전의 관건은 우리 선수들의 체력이 얼마나 회복되느냐다. 스페인은 우리보다 이틀 앞서 16강전을 치른 뒤 충분히 쉬고 경기에 나선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우리는 격전을 치르느라 쌓인 피로를 빨리 회복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회복 과정은 순조롭다. 나는 스페인 선수 개개인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스페인은 경험이 많고 전술·체력적으로 모두 우수한 팀인 만큼 우리는 겸손한 자세로 패기있게 경기에 나설 것이다. 스페인과 맞서는 우리의 전술에 큰 변화는 없다. 늘 하던 대로 물러서지 않고 경기의 주도권을 잡겠다. 라울이 부상 중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가 경기에 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탈리아전에서 발목을 다친 김남일과 코뼈가 부러진 김태영의 상태가 좋지 않고 박지성도 약간의 부상이 있어 걱정스럽다. 수비는 스페인이 스트라이커를 몇명 두느냐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