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키커 데페드로 족쇄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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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스페인은 조별리그 세경기와 16강전을 통해 10득점·5실점을 기록, 강한 공격력은 있으나 수비가 튼튼하다고 할 수는 없다.

각 경기의 득점상황을 볼 때 60%가 센터링과 긴 크로스패스를 통해 이뤄졌다. 전문 키커 데페드로(29·레알 소시에다드·사진)가 위력적이다. 데페드로는 지난 2일 슬로베니아전에서 후반 29분 35m에 달하는 긴 센터링을 올렸고 그 사이를 카를로스 발레론(27·데포리티보 라 코루냐)이 파고들어 골을 성공했다.

7일 파라과이 전에서는 후반 8분 코너킥으로 페르난도 모리엔테스(26·레알 마드리드)의 헤딩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후반 24분에는 왼쪽 크로스로 또 다시 모리엔테스의 역전골에 공헌했다.

13일 남아공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호아킨(21·레알 마드리드)의 센터링을 라울(25·레알 마드리드)이 방향만 트는 헤딩으로 세번째 득점을 만드는 장면을 연출했다. 아일랜드와의 16강 경기에서는 카를레스 푸욜이 오른쪽 코너에서 크로스한 공을 모리엔테스가 정확히 헤딩, 선취점을 올렸다. 모두 여섯 골이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다.

두 골은 라울이 순간적인 골문 앞 움직임으로 만들어냈다. 나머지 두 골은 페널티 킥에 의한 것이었다.

한편 푸욜-페르난도 이에로-나달-후안프란으로 구성된 포백 수비는 체력에서 다른 유럽강호들에 비해 강한 편이 아니다. 34세의 경험많은 이에로가 수비진을 이끌지만 순발력이 떨어져 2대1 패스를 이용한 중앙돌파와 좌우 측면의 빠른 침투를 막아내지 못했다.

실점상황으로만 보면 수비수의 골처리 미숙이 눈에 띈다. 파라과이와의 경기에서 전반 9분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21·레알 마드리드)가 아르세의 강슛을 잘 막아냈지만 수비수 푸욜의 다리를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남아공전에서도 수비수 로메로(31·데포리티보 라 코루냐)가 상대의 코너킥을 차단한 후 패스를 잘못해 헤딩슛으로 실점하고 말았다. 16강 아일랜드 전에서는 데이미언 더프의 우측 침투에 번번이 수비가 무너졌고 빠른 아일랜드 선수들의 발을 따라가지 못했다.

포백 수비진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골문은 '거미손' 카시야스가 지키고 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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