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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세계축구 대변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누가 한국이 월드컵 8강까지 진출하리라고 생각했나. 한국은 세계 축구의 판도를 변화시켰다."

"한국은 무서운 상대다.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팀플레이로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 인상적이다."

19일 울산 서부구장에서는 스페인을 비롯해 유럽에서 온 취재진 50여명이 몰려 있었다. 이들의 주요 화제는 전날 이탈리아를 꺾은 한국팀의 투지와 상승세였다.

스페인 최대 일간지인 '엘 문도'의 오르페오 수아레스 축구전문기자는 "이번 대회 8강에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네팀이 올라왔다.

한국·미국·세네갈·터키다. 과거 이변을 일으킨 팀은 불과 한두 개에 불과했다. 이제 축구의 대변화가 시작됐고, 한국이 그 중심에 서 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전반전 위기 속에서 동료들의 흐름과 분위기를 조율한 20번(홍명보)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바르셀로나의 라디오방송 비아 디지털의 다니엘 몬데시오스 기자는 "모두 붉은 옷을 입은 열성적인 응원은 본 적이 없다.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또한 한국팀은 체력적으로나 전술적으로 세계 상위권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로 스포츠의 페드로 가르시아 아예스타 기자 역시 "한국은 강팀을 연속으로 꺾으면서 얻은 자신감이 가장 큰 무기다. 빅매치를 앞두고도 선수들이 전혀 두려워 하지 않는다"며 놀라워 했다.

그러나 15년째 축구만을 취재했다는 수아레스 기자는 "이탈리아가 전반 리드를 잡은 뒤 느슨하게 바뀌는 바람에 한국의 역습을 허용했다. 전반만 두고 보면 한국팀은 예상밖으로 강하게 나온 이탈리아를 상대하는데 무척 당황한 듯했다"며 한국팀의 경험부족을 약점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이밖에 토티의 퇴장 등 주심 판정에 대해서는 "유럽에서는 몸싸움을 좀더 관대하게 본다. 그러나 한번 내려진 판정은 따라야 하고, 심판판정에도 적응해야 한다"는 반응이었다.

한국-스페인전 예상은 스페인 출신과 서유럽 출신들이 달랐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스페인의 세라노 기자는 "라울의 부상이 변수이나 한국보다 하루 더 휴식을 갖는 스페인이 유리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벨기에의 일간지 뉴스 블라트의 램바르트 게르트 기자는 "한국의 플레이는 이변이 아니라 실력에서 비롯됐다"며 한국 쪽으로 기울었다.

울산=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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