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술은 새 부대에" 市 인사태풍 임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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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시에 강력한 인사태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7년 만에 시장 자리가 민주당에서 한나라당으로 넘어감에 따라 부시장은 물론 실·국장,산하 기관장,지방공사 사장의 대폭 물갈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직원들도 다음달 1일 취임하는 MB(이명박 당선자 지칭) 인사 골격을 놓고 각종 설(說)이 나돌자 술렁이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국가직인 행정 1,2 부시장. 당선자는 "정무부시장은 외부 인사 영입, 행정 1,2 부시장은 내부 승진이 원칙"이라 밝히고 '시장 인수위원회'와 함께 인선을 진행 중이다.

행정 1,2부시장이 내부에서 발탁된다면 1급 7명(별정직 1명 포함)가운데 나올 가능성이 크다.특히 서울시에서 잔뼈가 굵은 김우석(金禹奭)기획예산실장과 최재범(崔在範)건설안전관리본부장, 원세훈(元世勳)상수도사업본부장, 김건진(金建鎭)시의회 사무처장 등이 직원들 사이에 자주 거론된다.

선거운동 기간 당선자 측에 줄을 댄 것으로 알려진 몇몇 국장도 다크호스다. 당선자 캠프에 참여했던 전 서울시 간부들이 화려하게 컴백할 가능성도 있다. 한나라당에서 추천하는 서울 부시장을 민주당 총재였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임명해야 하는 경우도 처음이다.

행정 1,2부시장이 정해지면 국장급은 물론 과장·팀장급까지 자리이동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측은 "정당과 관계없는 간부급은 인사 충격을 최소화하겠다"고 하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도시개발공사·도시철도공사 등 시 산하 6개 지방공기업 사장 자리도 관심의 대상이다.공기업 사장은 3년 임기제다. 우선 도명정(都明正)도시개발공사 사장과 홍종민(洪鍾敏)도시철도공사 사장은 8월 초 임기가 끝난다. 이들은 민주당 김민석(金民錫)후보의 '섀도 부시장단'에 포함됐기 때문에 재임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공사·강남병원 등 나머지 사장 4명은 임기가 1년 이상 남았지만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낙하산'이 떨어질 경우 후유증도 우려된다.

이와 함께 이달말 임기가 끝나는 세종문화회관 이사장·시정개발연구원장,개방형으로 바뀐 보건환경연구원장 등 산하 기관장들도 교체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장 한 명이 바뀌면 말단 직원까지 최대 20명 정도가 자리바꿈하므로 이번 인사는 대폭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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