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카드 출자전환 거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LG그룹은 LG카드 채권단이 수정 제의한 출자 전환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27일 밝혔다.

LG카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나종규 이사는 이날 "LG그룹이 출자 전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왔다"며 "28일까지 만족할 만한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채권은행장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 이사는 "LG그룹이 채권단과 작성한 확약서를 이행하지 않아 지난 24일 LG 구본무 회장이 갖고 있는 ㈜LG 지분 5.46%도 다시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며 "LG그룹의 거부로 LG카드가 청산에 이를 경우 모든 책임은 LG 측이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G그룹 관계자는 "지난주 말 산업은행이 출자 전환 규모를 종전의 7700억원보다 더 낮춰 수정 제의해 왔지만 계열사들이 출자에 참여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와 이를 채권단 측에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LG채권단은 당초 LG그룹 측에 8750억원 규모의 출자 전환을 요구했다가 이후 7700억원으로 낮췄으며, 지난주 말 추가로 1000억원을 낮춰 약 6700억원을 최종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LG카드 채권단은 지난 22일 LG그룹이 출자 전환 요구에 대해 협상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28일까지 LG그룹의 출자 전환 규모를 조정해 주기로 했었다.

LG카드는 증자 결의를 위한 이사회를 29일 열 계획이며 채권단은 이날까지 1조2000억원 규모의 출자 전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동성 위기가 재발해 청산 절차를 밟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표재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