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수의학)가 국내 독지가의 후원을 받아 자신이 발명한 세계적인 바이오 기술인 인간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관련 기술의 국제특허 출원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국내 특허지원 시스템의 허점 때문에 황 교수가 5억~6억원대의 출원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최악의 경우 외국에 특허권을 넘겨줄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다는 사실(본지 12월 27일자 1, 8면)이 알려지자 국내의 한 기업인이 조건없이 6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알려온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 기업인은 27일 대리인인 한양대 최고엔터테인먼트과정(EEP)의 손대현 원장을 통해 "지난 봄 생명공학 기술과 인간의 행복에 대한 황 교수의 특강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며 "그때 큰 감명을 받았는데 오늘 기사를 보고 내가 뭔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기업인을 대신해 이날 저녁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황 교수를 만난 손 원장은 "가능한 한 빨리 필요한 후원 절차를 밟아 황 교수가 연구에 전념하게 되길 바란다"는 그의 뜻을 전했다.
이 기업인 외에도 황 교수를 돕겠다는 각계각층의 독자 전화가 본지와 서울대 황 교수 연구실에 잇따르고 있다. 황 교수는 "너무나 큰 반향에 오히려 당황했다"며 "그 분들의 격려 한마디만도 큰 힘"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도 사실 '최고과학자 프로그램'을 통해 일부라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이건 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해 사양했었다"며 익명 기업인의 거액 후원 의사에 대해서는 "소중한 뜻을 감사히 받아 열매를 맺어 조국에 꼭 되갚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