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올 5.75% 성장 … 출구전략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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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4.5%에서 5.75%로 크게 올렸다. 또 서서히 기준금리를 올리고, 경기부양책도 거둬들이는 단계적 출구전략을 펴야 한다고 한국은행과 정부에 각각 권고했다. IMF는 6일 기획재정부에서 수비르 랄 한국과장을 단장으로 하는 연례협의단의 활동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IMF는 발표문에서 “한국 경제는 지난해 초 이후 정책 당국의 부양적 거시경제 정책과 금융 정책, 세계 무역의 정상화 기조에 힘입어 놀라운 속도로 회복해 왔다”며 “민간 부문의 경제활동이 증가해 올해는 5.75%, 내년에는 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IMF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5%로 유지했으나 이번 연례협의를 통해 정부가 최근 제시한 수준으로 올려 잡은 것이다.

또 IMF는 “올해 예산 규모는 1%포인트 정도의 성장률 하락 요인이 되겠지만 통화 정책은 경기 회복 지원에 필요한 수준 이상으로 충분히 확장적”이라고 평가했다. IMF는 “유럽의 금융위기와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의 위험이 있으나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한국의 시설 투자와 재고율 증가가 균형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의 실제성장과 잠재성장 간의 격차는 향후 몇 개월 뒤면 좁혀질 전망”이라며 “이에 대비해 단계적 출구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정부가 시행한 선물환 포지션 규제 등 자본 유출 변동성 완화 방안에 대해 IMF는 “취약성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박한 점수를 줬다. 이어 “환율의 일방향 기대에 대한 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환율 정책을 유지하는 게 최선의 방책”이라고 지적했다.

◆“내수시장 키워야”=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는 곧바로 세계 경제의 부침을 그대로 따르는 숙명을 안고 있다. 최근 다시 불안해지는 세계 경제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보고서에서 “최근 들어 유럽 재정위기의 장기화,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 등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IMF는 근본적인 수술을 제안했다. IMF는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 발생하는 경기 둔화에 취약한 한국 경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내수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출 중심의 정책 편향을 줄이고 비교역재 부문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제조업에 대한 특혜를 줄이고 비교역재 부문의 규제를 폭넓게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 IMF의 생각이다. 중소기업 구조조정을 지속해 투자와 고용 창출력을 키우는 것도 과제라고 했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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