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백 의자 기술로 교실 책걸상 바꿀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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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등받이가 두개로 갈라진 '듀오백'의자로 유명한 ㈜해정(www.duoback.co.kr).이 회사의 정해창(61)사장 집무실 벽에는 특허·실용신안·의장 등 50여개의 등록증이 빼곡이 붙어 있다. 1997년 독일 업체에서 듀오백 특허를 사들여 의자 시장에 뛰어든 뒤 남겨온 기술개발 노력의 흔적들이다.

특허는 살 수 있지만 이를 쓸모있게 제품화하는 것은 해정의 몫이었다. 모양을 중시하던 의자시장에 건강과 인체공학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워 돌풍을 일으킨 것도 해정의 남다른 점이었다.

이런 해정이 듀오백을 접목한 교실용 책·걸상으로 교구(校具)사업에 나서 또 한차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인하대 연구팀과 제품을 공동개발해 일부 사립 초·중·고교에 납품을 시작했다.

"하루종일 앉아 있는 학생들이야말로 정말 좋은 의자가 필요하다"는 평범한 상식을 丁사장은 늘 되새긴다. 학교용 의자가 丁사장의 40년 의자인생의 출발점이란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21세 때 교구업체인 선진기업에 입사해 일본에서 기술연수를 하면서 학교용 의자의 중요성에 눈을 뜬 것. 사업도 교구용 책·걸상 납품업체로 시작했다.

"듀오백 의자를 만들면서 학교용 의자에서 손뗐지만 교구는 여전히 제 마음의 고향 같은 존재죠."

丁사장은 학교용 의자로 많은 돈을 벌 생각은 없다고 했다. 국내 시장 규모(6백억원 추정)가 그리 크지 않은 데다 유통망 문제로 몇몇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기가 원천적으로 힘들다는 것. 게다가 한개에 2만원 정도인 기존 학교용 의자보다 1만원 이상 비싸게 먹히는 생산원가도 문제다. 교구시장의 영세성을 잘 아는 丁사장은 "듀오백 학교용 의자가 조달청에 조달품목으로 등록되는 대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교구업체에 좋은 기술을 전수하겠다"고 말했다.

97년 듀오백 의자를 처음 만들 때만 해도 이 회사 연간 매출은 10억원에 불과했다. 이후 광고를 강화하고 TV홈쇼핑을 최대한 활용, 고속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2백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음달 인천시 가좌동 대지 3천평에 공장을 이전하면서 학교용 책·걸상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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