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⑪ 광주시장 : '道廳이전 백지화' 후유증 우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도청 이전과 광(光)산업 육성-.

이렇다 할 묘안이 없는 광주의 현안들이다. 6명의 후보는 표심(票心)을 겨냥해 도청을 광주에 붙들겠다고 내세운다.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광산업을 저마다 육성하겠다고 나섰다.

◇도청 이전 반대=전남도청 이전은 이미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해묵은 논쟁이 거듭된 끝에 이미 부지 보상과 공사도 시작됐다. 되돌리면 후유증이 더 커질 사안이다.

이에 대해 이환의 후보는 "주민투표를 실시해 사수하겠다", 박광태 후보는 "도청이전반대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존치시키겠다", 정호선 후보는 "대통령과 담판을 짓겠다"며 강한 어조로 반대하고 있다.

李후보는 한나라당 당론으로 확정해 2003년도 정부예산에 이전비용이 반영되지 않도록 국회 예결위를 상대로 강력한 저지활동을 전개하는 등 중앙정치권에서 해결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자치단체 문제를 지역 스스로 논의해 해결하지 않고 국회의원들에게 맡기겠다는 주장이다.

朴후보는 도청 광주 존치를 주장하면서도 도청 부지에 중앙부처와 정부산하기관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이환의·박광태·정동년 후보가 "광주를 광산업이 중심이 되는 첨단 산업지역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공약 내용의 대부분이 지난 수년간 논의를 거친 광산업육성사업(1단계 4천20억원)이나 벤처기업을 위한 테크노파크 사업(1백25억원), 지역디자인센터(1천5백억원) 등으로 이미 중앙정부가 확약했거나 예산이 확보된 사업들을 나열하는 수준이다.

지역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예산 확보도 중요하지만 사람과 관련 업종의 집적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후보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중앙정부가 강제로 배분한 광주의 광산업은 지역 내 기존 산업과 상호 연계가 안되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따라서 비슷한 업종이 자생적으로 생겨나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급선무다.

반면 정구선 후보는 중소기업을 주축으로 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대기업이나 대규모 정부기관 유치 등 처방도 필요하지만 시간이 걸리고 더디더라도 지역 내 중소규모 사업체에 대한 투자와 육성을 통해 자생력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해 다른 후보와 차별화된다. 다만 단기 활성화 방안에 대한 언급이 부족한 게 흠이다.

◇다양한 아이디어=박종현 후보는 시민소환제와 시민참여 예산제·시민감사청구제·분쟁조정위원회 등 시민의 시정 참여를 높이는 방안을 약속하고 있다.

또 '걷고 싶은 광주'를 구현하는 수단으로 시내버스 시영화와 전면적인 개인택시화, 광주역사 이전 반대 등 교통 관련 공약도 내놓았다. 그러나 재원 마련 등 걸림돌이 많고 업계는 물론 시민들과의 폭넓은 의견 수렴도 필요한 사안이다.

박광태 후보는 문화예술에 첨단산업을 접목한 콘텐츠산업을 육성하고 영상·게임·가상현실 응용·멀티미디어 등 문화벤처산업 지원의 구심체 역할을 맡을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을 설립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광주 문화유산의 관광화·상품화는 기관 설립보다는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와 자긍심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하고 이를 기초로 추진하는 것이 옳다.

정호선 후보는 대구·대전·인천시장과 함께 지하철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또 정구선 후보는 장벽이 없고 지속 가능한 도시를 건설하겠다며 무등산과 도심철도 폐선부지, 그리고 광주천을 잇는 '생명과 문화의 벨트' 구축을 공약했다.

정동년 후보는 김치타운을 대대적으로 육성하겠다며 생산수출단지 조성과 남도먹거리촌 조성 및 관광단지화, 외국인 김치대학 및 김치연구소 설립을 내세웠지만 재원·추진 방법 등이 구체적이지 못하다.

중앙일보는 6·13 지방선거를 정책선거의 장으로 유도하기 위해 지난 3일부터 '광역단체장 공약 검증'을 연속 보도하고 있습니다. 중앙일보 전문기자와 경실련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각 후보 공약의 허실과 옥석을 가려 제시하는 이 검증작업은 선거 보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유권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기획한 공약 검증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지역별 공약 검증 게재 일자>

6월 3일=부산시장

4일=대구시장·경북지사

5일=울산시장·경남지사

6일=충남지사·충북지사

7일=인천시장

8일=강원지사·제주지사

<공약 검증단>

▶중앙일보=음성직(교통)·김정수(경제)·신혜경(도시)·박태균(복지)·강찬수(환경) 전문기자, 이해석·서형식·구두훈(전국부)기자

▶경실련=김승용(조선대 회계학과)·박용섭(송원대 정보통신과)·황인창(조선대 경영학부)교수, 변동철 광주경실련 조직부장, 박종두(목포대 행정학과)·박철우(순천대 회계학과)·김종국(전주대 국제경영대학원장)·원용찬(전북대 경제학부)·심갑용(전북대 경영학부)교수, 김종익 목포경실련 사무국장, 김성인 경실련 전북협의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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