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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매서운 뒷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후반 8분 만에 스페인 페르난도 모리엔테스(26)에게 헤딩 동점골을 허용한 파라과이는 투우사의 창에 찔린 투우처럼 그라운드에서 날뛰었다. 그러나 투우사(모리엔테스)는 투우(파라과이)가 날뛸수록 더 짜릿한 손맛을 느끼는 듯했다. 후반 24분. 모리엔테스는 데페드로가 크로스한 공을 가슴으로 밀고 들어갔다. 역전골.

파라과이는 무너졌다. 스페인은 4년 전의 불명예를 훌륭히 회복하는 동시에 가장 먼저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스페인은 파라과이와 0-0으로 비겨 16강 진출에 실패했었다.

킥 오프 휘슬이 울리자마자 파라과이는 먼저 거세게 스페인을 몰아세웠다. 초반에 기선을 제압당한 스페인은 허둥지둥하다가 곧 실점했다.

전반 9분 파라과이의 프란시스코 아르세가 기습적으로 슛을 넣었다.

스페인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가 펀칭했지만 앞에 있던 수비수 푸욜의 발에 걸려 공은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스페인은 후반전 루이스 엔리케를 빼고 이반 엘게라를 투입해 수비를 전담하게 하고, 모리엔테스를 투입해 라울과 짝을 이루게 했다.

전반전 수비에만 급급했던 윙백 푸욜과 후안프란도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공격의 실마리를 찾았다.

후반 3분 데페드로의 직접 슈팅이 아쉽게 빗나갔지만 반격의 신호탄이었다. 후반 8분 전문 키커 데페드로가 왼쪽에서 코너킥을 날리자 모리엔테스가 파라과이 수비 장벽을 뚫는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모리엔테스는 웃통을 벗어던지는 골 세리머니로 관중의 환호에 답했다.

후반 24분 모리엔테스의 천금같은 역전골 이후 스페인은 더욱 몰아쳤다. 후반 38분 골문 앞에서 라울이 얻은 페널티킥 찬스에서 주장 페르난도 이에로가 침착하게 왼발로 성공시켰다. 3-1.

경기는 이걸로 끝났다.이후 파라과이는 산타크루스가 스페인 수비수 이에로와 나달의 노련한 수비에 번번이 가로 막혔고, 지난 2일 남아공과의 경기에서 두골을 먼저 넣고도 내리 두점을 허용하는 뒷심 부족을 이번에도 넘지 못했다.

스페인은 오는 12일 대전에서 남아공과,파라과이는 서귀포에서 슬로베니아와 마지막 조별리그 경기를 갖는다.

전주=김종문·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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