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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카에다 수뇌 모하메드가 9·11 주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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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파악한 9·11 테러의 전모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로버트 뮬러 FBI 국장은 5일 워싱턴 포스트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9·11 테러는 아프가니스탄에 은신한 알 카에다 수뇌부가 기획했으며 행동계획은 독일 내 조직원들이 세웠고, 테러자금은 아랍에미리트에서 마련했다"고 밝혔다.

뮬러 국장은 특히 "알 카에다 수뇌부 중 한명인 칼리트 샤이크 모하메드(37)가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고 밝혔다. 쿠웨이트 태생인 그는 1995년 필리핀에서 미국의 민항기 12대를 폭파하려 모의한 혐의를 받고 FBI의 1급 지명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다.

FBI가 지난 3월 파키스탄에서 체포한 알 카에다의 3인자 아부 주바이다 등을 신문하면서 모하메드의 정체와 9·11 테러의 전말을 파악하게 됐다.

주바이다는 90년대 말부터 아프가니스탄의 빈 라덴 캠프에서 테러리스트들을 훈련시켜 세계 각지에 침투케 했다. 모하메드는 이들에게 각종 테러를 지시해 왔고, 2001년 9월 11일을 D-데이로 정해 미국 세계무역센터(WTC)와 펜타곤(미 국방부 청사)을 공격토록 지시했다. 독일 함부르크에 모인 테러리스트들은 비행기 납치계획 등 세부 행동지침을 모의했다. 이후 미 정보기관의 감시망을 뚫고 무사히 미국에 잠입해 항공학교에서 비행기 조종 훈련을 받으며 차근차근 테러를 준비해 왔고, 결국 미 심장부를 가격하는 데 성공했다.

FBI는 테러리스트들이 사용한 자금 중 32만여달러는 비교적 금융거래가 자유로운 아랍에미리트에서 알카에다 조직원들이 마련해 돈세탁을 한 뒤 송금해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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