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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얼굴 광복로 간판 '성형수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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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 어지럽게 달려 있는 부산 광복로 일대 각종 간판이 내년 연말까지 문화관광부와 부산시에 의해 대대적으로 정비된다.[중앙일보 자료사진]

문화관광부(문화부)와 부산시는 부산의 대표거리인 중구 광복로와 부산국제영화제(PIFF) 광장 일대를 간판 명물거리로 조성하는'광복로 간판문화 개선 시범 프로젝트'를 국제 공모 방식으로 추진키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건축물 국제 공모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간판과 거리 시설물이 포함된 경관 개선을 위해 국제공모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공모는 매년 10월 열리는 PIFF가 세계적인 영화제로 발돋움한 데다 특히 내년 11월에는 제13차 APEC 정상회의가 부산에서 개최돼 부산의 새로운 이미지를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도입하게 됐다.

문화부와 부산시는 내년 1~2월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 도시 설계 및 건축 전문가들로부터 디자인 공모를 받아 3~5개의 당선작을 선정한다.

당선작들은 한 달여 광복로 일대에서 전시되며, 부산 시민과 광복로 상인들이 투표를 통해 최종 당선작을 뽑게 된다. 최종 당선작이 확정되면 옛날 부산시청~PIFF광장~부평 파출소 일대(약 1km)에 이르는 광복로 주변 450여개 점포의 간판은 시민과 상인들의 협조를 얻어 모두 교체할 계획이다.

광복로가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이유는 부산을 대표하는 이곳이 부산시청 이전 이후 경제 불황까지 겹쳐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부는 현재 업소당 3~4개씩 달려 있는 간판은 모두 떼고 '1업소 1간판'을 원칙으로 간판의 색과 조명, 크기를 주변 건물 및 경관과 어울리도록 새로 만들 방침이다. 부산시는 도로 및 가로 시설물 정비사업을 벌여 일대 도시 미관을 종합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공모전 및 간판 개선사업을 위해 문화부와 부산시는 내년 총 87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문화부 문화정책과 우상일 서기관은 "간판문화 개선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관건"이라며 "국제공모 방식으로 간판을 바꿔 명소가 되면 저절로 관광객이 모이면서 장사도 잘 되는 모범 사례로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간판 문화 개선을 올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온 문화부는 앞으로 어지럽고 현란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국내 간판 정비를 핵심으로 하는 경관 문화 개선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는 올해 초부터 종로 일대 간판 개선 사업인 '종로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전국 각 지자체가 간판 정비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도 최근 여야 합의로 간판 문화 개선 소위원회를 구성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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