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軍, 팔 청사 포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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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라말라(요르단강 서안)AP·AFP=연합] 이스라엘군은 전날 제닌 인근 메기도에서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한 데 대한 보복으로 6일 새벽 탱크를 동원,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 소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 외곽을 점거하고 청사에 포격을 가했다.

이스라엘의 자치정부 청사 공격은 지난달 1일 이스라엘군이 라말라에서 철수한 뒤 처음 있는 일이며 이에 따라 그동안 소강상태를 보였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유혈 갈등이 재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탱크·장갑차 및 불도저를 동원, 라말라에 있는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의 집무실을 포위한 뒤 공격을 시작했다.

목격자들은 "이날 새벽 2시쯤 이스라엘군 탱크·장갑차 등 50여대와 불도저 6대가 라말라 남부 지역을 통해 시내로 진입, 자치정부 수반의 청사를 포위한 뒤 30발의 포탄을 발사했다"며 "이어 불도저가 청사 외부 담을 부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아라파트 수반은 연금에서 해제된지 불과 한달여 만에 이스라엘군에 의해 다시 포위됐으며, 아라파트 수반이 기자회견을 하던 방과 침실도 포격으로 파괴됐다.

또 이스라엘군의 포격으로 아라파트 집무실에서 70m 떨어진 팔레스타인 정보국 사무실이 완파됐으나 아라파트는 무사했다.

외신들은 "이스라엘군이 청사 건물 일부에 진입했었다"고 보도했다.

사에브 에라카트 팔레스타인 협상대표는 CN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라파트 수반은 무사하지만 총격전과 포격전이 치열해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보안요원간의 교전으로 아라파트 수반의 경호원 중 한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했다고 팔레스타인측 관계자들이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공격 직후 성명서를 내고 "차량 폭탄테러 등 이스라엘 전역을 휩쓸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테러 때문에 자치정부 청사를 공격했다"며 "자치정부는 테러행위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5일 메기도에서는 차량 폭탄테러로 이스라엘인 17명이 사망하고,40여명이 부상했다. 테러 발생 수시간 뒤 이스라엘군은 아파치 헬기와 탱크를 동원해 폭탄테러가 발생한 메기도 부근 제닌에 진입해 이번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이슬람 지하드 거점을 급습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자치정부 청사 공격 개시 6시간 뒤 포위를 풀고 라말라에서 병력을 철수했다. 그러나 북부 서안 일부지역은 계속 포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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