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냈다 첫승, 간다 16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부산 밤하늘에 울려퍼진 우렁찬 축포 두방.

1954년 스위스대회 이래 월드컵 본선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한국의 월드컵 도전사를 새로 쓰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월드컵 경기장을 출발한 축포 두발의 굉음은 부산을 떠나 전국으로 메아리쳤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4일 오후 8시30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벌어진 2002 한·일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서 황선홍·유상철의 릴레이골로 폴란드를 2-0으로 꺾고 월드컵 출전 48년 만에 첫 승리를 따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목표인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활짝 열었다.

경기 초반 약간 밀리는 듯하던 한국은 전반 9분 폴란드 지역 중간까지 전진한 홍명보가 중거리 슛을 날린 것을 신호탄으로 서서히 자신감을 되찾았다.

곧이어 설기현의 헤딩 슛, 19분 유상철의 20여m 중거리 슛이 차례로 터지는 사이 한국은 잉글랜드·프랑스 등 유럽 강호들과의 잇따른 평가전에서 보여줬던 빠른 경기 템포를 고스란히 회복했다.

황선홍의 통렬한 선제골이 전반 26분에 터졌다. 폴란드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이을용이 폴란드 페널티 지역 왼쪽에 자리잡고 있던 황선홍에게 패스한 순간 황선홍의 왼발이 돌아갔고, 발끝을 떠난 공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주전 골키퍼 예지 두데크가 미처 손쓸 틈도 없이 폴란드 골네트 왼쪽을 파고들었다.

후반 8분 유상철은 폴란드 수비수가 걷어낸 공을 낚아챈 후 전광석화같은 오른발 슛을 날렸다. 공은 이번에는 두데크의 손을 살짝 스치며 왼쪽 골네트에 꽂혔다.

부산=특별취재단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