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home&] 가을 인테리어 안목 키우는 시간, 바로 지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22면

글=서정민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과거의 향수를 입히다

최시영(인테리어 디자이너)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사람들은 소박하고 단순했던 과거를 그리워한다. 몇 년 전부터 유행한 빈티지 무드는 몇 년간은 계속될 전망이다. 빈티지풍 인테리어는 의의로 쉬운 구석이 있다. 평범한 공간에 오래된 소품 한두 개만 놓아도 분위기는 색다르게 바뀐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은 ‘상식 깨기’다. 과거 약장으로 쓰였던 것을 옷장·책장으로, 높이가 낮은 나무 사다리를 미니 장식장으로, 공장 작업대를 책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처럼 제품의 원래 용도와 달리 활용하면 공간에 색다른 활기와 재미를 불어넣을 수 있다.”

여기 가 보세요

일본, 프랑스에서 수입한 빈티지 소품들. 페이퍼가든

● 페이퍼 가든
카페로 더 유명하지만 건물 2층에선 옷과 빈티지 리빙 소품을 판매한다. 프랑스와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기 때문에 개수가 많지는 않다. 안락의자·서랍장 같은 가구들은 수입되자마자 판매된다. 전화로 수입 시기를 체크해 보는 게 오가는 수고를 덜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릇·책상용 조명·전화기 등의 소품들도 인기가 좋다. 서울 신사동, 문의 02-516-1878

● 베이 갤러리 서울 이태원의 해밀톤 호텔 정면부터 ㄱ자로 이어지는 길에는 가구점이 많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앤티크 거리’로 불렸는데 요즘은 앤티크와 빈티지가 공존한다. 베이 갤러리는 앤티크와 빈티지 숍으로 두 개를 분리해 운영하기 때문에 물건이 다양하고 개수도 많다. 빈티지 숍에서는 ‘임스 체어’ 등 유명 디자이너들의 의자를 생산 당시 오리지널 제품으로 구입할 수 있다. 서울 보광동, 02-790-3117

● 그 안에 스케치북 서울 갤러리아 백화점 맞은편 MCM 빌딩 지하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이곳에선 곳곳에 배치한 조명들을 판매도 한다. 1950~60년대 공장에서 쓰였던 공업용 조명들로 동그란 갓에 관절처럼 꺾이는 다리를 가진 게 공통점이다. 레스토랑은 영국 현대 작가 리처드 우드의 그림으로 장식된 모던한 공간과 구식 공장 조명이 멋지게 매치된 커다란 쇼룸인 셈이다. 서울 청담동, 02-518-9636

현대적 감각과 추억을 버무리다

이우진(인테리어 디자이너)

“집은 그 사람의 ‘현재의 취향’과 ‘과거의 시간’이 반영된 곳이다. 현대인은 깔끔하고 현대적인 공간을 좋아한다. 한편으로는 추억의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고 익숙하고 편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성향도 있다. 대조적인 느낌의 ‘모던 + 앤티크’가 트렌드로 꼽히는 이유는 이처럼 서로 다른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특히 한국의 고가구는 모던한 공간과 잘 어울리는 소품이다. 키가 낮고 색이나 질감 면에서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흰 벽에 모던한 그림 액자를 걸고 밑에 3단 먹감장(먹감나무로 짠 옷장)을 놓거나, 검정 가죽 소파 앞에 나이테가 많이 새겨진 긴 나무 차상을 놓으면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여기 가 보세요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이탈리아 디자인 조명들. 두오모

● 두오모
이탈리아와 미국에서 수입한 고급 가구·바닥재·조명·욕실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깔끔한 디자인의 제품을 주로 취급한다. 특히 이탈리아 조명 업계의 선두주자인 ‘아르떼미데’의 조명들은 절제된 모던 디자인의 진수로 꼽힌다. 서울 논현동, 02-516-3022

● 경인고전 1백 년 이상 된 고가구와 그 재현품을 제작·판매하는 곳이다. 재현품이란 고가구와 디자인은 똑같게 만들되 아파트나 갤러리 등 현대적인 공간에 맞게 사이즈를 조절한 것이다. 단골손님 중에는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한국 주재 대사관 부인이 많다. 서울 답십리 고미술 상가, 02-2214-7678

친환경을 만나다

김보경(리빙 스타일리스트)

“앞으로도 여전히 ‘친환경’이 가장 큰 트렌드가 될 것이다. 6월에 열렸던 ‘2010년 밀라노 국제 가구 박람회’만 보더라도 필립 스탁을 비롯한 스타 디자이너들이 친환경 소재를 이용하거나 ‘자연에 가까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한쪽 구석에 홈을 파서 화분을 세워둘 수 있도록 디자인한 금속 책상 등이 그 예다. 물론 꽃·나무 화분을 실내로 직접 들여서 키우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다. 그게 쉽지 않다면 원목 소재와 눈이 편안한 베이지·갈색·초록색을 많이 사용하고 면이나 마 같은 천연 소재의 쿠션·커튼 등을 가까이 두는 것도 방법이다.”

여기 가 보세요

퍼즐처럼 짜맞추면서 컬러와 형태를 변화시킬 수 있는 ‘리네 로제’ 소파. 젊은 디자이너 필립 니그로가 디자인한 것이다. 디사모빌리

150년 이상된 고재를 이용해 자연에 가까운 느낌의 가구를 만드는 ‘애쓰니크래프트’. 세덱

● 세덱
벨기에의 원목가구 브랜드 ‘애쓰니크래프트’가 대표 상품이다. 인도네시아·자바에서 벌채한 150년 이상 된 고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총 7개 층으로 나뉜 건물 안에는 가구 외에도 패브릭·벽지·카펫·그릇 등 각종 인테리어 용품이 전시돼 있다. 서울 신사동, 02-549-6701

● 디사모빌리 이탈리아·프랑스·독일의 명품가구들을 수입하는 가구 매장이다. 대표 제품은 150년 전통의 프랑스 가구 브랜드 ‘리네 로제’다. ‘프랑스 디자인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피에르 폴랑, ‘제2의 필립 스탁’이라고 불리는 로낭&에르방 부룰렉 형제 등이 만든 리네 로제 제품들은 전문가들로부터 ‘여성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 논현동, 02-512-9162

‘미니멀’과 ‘에코’가 만나다

이정화(리빙 스타일리스트)

“작년부터 미니멀과 에코가 합쳐진 인테리어 경향이 두드러졌다. 실내를 장식성 없이 간결하게 꾸미되 차가워 보일 수 있는 단점을 ‘자연 감성’으로 따뜻하게 커버한다는 전략이다. 가장 쉽고 돈도 적게 드는 방법은 실내로 꽃·나무 화분을 들여서 자연을 직접 즐기는 것이다. 나무나 돌 등의 자연 소재를 사용한 절제된 디자인의 소품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텅 빈 한쪽 벽면을 깔끔한 나무 액자들로 채우는 게 그 예다. 자연 소재는 아니지만 색이나 무늬로 그 느낌을 표현한 대체품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셋째 방법의 가장 좋은 예는 프랑스의 유명 건축가 장 누벨이 2008년 국내에서 시공한 모델 하우스다.”

여기 가 보세요

숲길을 걷는 듯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대리석에 흙길과 돌 문양을 새긴 미니멀 에코 아이디어. 갤러리아 포레 모델하우스

● 갤러리아 포레
스타 디자이너들이 꾸민 모델 하우스는 브랜드 매장보다 실용적인 자극을 준다. 한화의 고급 아파트 ‘갤러리아 포레’ 모델 하우스는 장 누벨이 처음으로 시공한 인테리어 공간으로 유명하다. 평소에도 건축·인테리어 관련 전문가와 학생들이 견학을 온다. 장 누벨 스스로도 인테리어 작업은 처음이었던 만큼 책·화병 소품 하나까지도 자기 것을 직접 가져다 놓는 등 신경을 많이 썼다. ‘미니멀 + 에코’라는 주제로 눈여겨볼 부분은 숲 속 산책길을 걷는 느낌을 내기 위해 흙· 돌길 문양을 새긴 대리석 바닥이다. 서울 서초동, 1600-0089(예약 필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