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여장부의 파란만장한 일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펄 벅 평전
피터 콘 지음, 이한음 옮김, 은행나무, 704쪽, 2만5000원

『대지』의 작가 펄 벅(1892-1973)의 파란만장한 삶을 입체적으로 그린 평전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최초의 미국 여성작가이자 여권운동가, 박애주의자로 활동하며 아동과 여성의 권리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그의 일대기가 조명된다.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에서 태어난 펄 벅은 생후 몇 개월 만에 기독교 선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중국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근 40년을 살았다. 1900년 의화단 운동, 1911년 신해혁명, 1920~30년대 중국내전을 체험했기 때문에 현대 중국이 탄생하는 과정이 상세하게 그려진다. 1927년는 국민당 군인들이 난징으로 쳐들어왔을 때는 가족이 몰상당할 뻔한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렇게 중국을 사랑한 그였지만 1934년 일본의 중국침략으로 외국인에 대한 적대감이 높아지면서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된 탓에 펄벅은 다시는 중국 땅을 밟아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한국과의 인연도 빼놓을 수 없다. 1960년대에 설립된 인권복지재단 ‘펄 벅 인터내셔널’을 통해 그가 입양한 7명의 아이 중에는 한국아이가 많았다. 1963년에 출간한 소설 『살아 있는 갈대』는 한국이 배경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