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깽판" 이어 또 "에이…" 盧발언 연일 구설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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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이 29일 민주당 노무현(武鉉·얼굴)대통령 후보의 언행을 비난하고 나섰다. 후보가 28일 인천 부평역 앞에서 열린 정당연설회에서 "인천이 복 받으려면 남북대화가 잘 돼야 한다. 남북대화 하나만 성공시키면 다 깽판쳐도 괜찮다"고 말한 대목을 문제삼은 것이다.

한나라당의 남경필(南景弼)대변인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후보를 공격했다. 南대변인은 "시정잡배도 잘 쓰지 않는 저속한 용어도 문제지만 그의 극단적이고 편협한 사고방식도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이규택(揆澤)총무는 "남북대화하고 김정일(金正日)을 만나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팽개쳐도 된다는 말 아니냐"고 흥분했다. 박희태(朴熺太)최고위원은 "노무현의 '무'자는 무자격·무자질을 뜻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후보의 정무특보인 천정배(千正培)의원은 "후보는 보통 정치인들과는 전혀 다른 특성을 지닌 정치권의 천연기념물"이라며 "그는 자신의 견해를 솔직하게 밝히고 국민의 판단을 묻는 게 옳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변호했다.

이런 와중에 후보는 29일 부산역에서 열린 정당연설회에서 한나라당 후보인 안상영(安相英)시장을 겨냥해 또 거친 발언을 했다.

그는 "경마장 좀 짓게 손발 좀 맞추려고 하니, 에이 썅, 安시장이 배짱 쑥 내밀더라. 제발 돈(예산) 받으러 오는 사람 좀 바꿔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대통령이 됐을 때 돈을 달라는 사람이 한이헌이 아니고 안상영이면 사인이 잘 안된다.(이 정부에 도움을) 안 받으려고 하는 사람 챙겨주느라 속도 많이 썩었다"고 했다.

'에이…' 대목에 대해 후보측은 "대중연설의 전체맥락을 봐야지 한 부분만 떼어놓고 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천호선 부대변인은 "안상영 시장에게 한 말이 아니라 일이 잘 안풀렸음을 뜻하는 일종의 감탄사"라고 말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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