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식물국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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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회가 16대 전반기 의장단 임기종료일인 29일까지 후반기 원구성을 하지 못했다. 이로써 당분간 '식물 국회'가 불가피해졌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각각 '원내 1당'과 '정책 여당'이란 점을 내세우며 자신들이 의장과 운영위원장을 차지해야 한다고 맞서 국회 공백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한나라당 이규택(揆澤)총무와 민주당 정균환(鄭均桓)총무는 29일 오후 총무회담을 열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단독으로 본회의를 강행하려고 했으나 민주당과 자민련·무소속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데다 본회의장에 모인 한나라당 의원들마저 90여명에 그쳐 무산됐다. 이만섭(萬燮)국회의장은 "표결이 가능한 재적 과반수 이상의 의원들이 출석할 경우 본회의 사회를 보겠다"고 밝혔으나 성원이 되지 않자 의원들에게 퇴임 인사를 하고 임기를 마쳤다.

한나라당은 이에 앞서 의원총회에서 박관용(朴寬用)의원을 의장 후보로 선출한 뒤 대국민 성명을 통해 "국회가 마비상태로 빠져들어 헌정공백 상태가 일어나면 전적으로 민주당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정균환 총무는 의총에서 "한나라당이 힘으로 원구성을 꿈꾸고 있다"며 "국회의장을 한나라당이 맡게 되면 국정개혁이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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