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7社 대손충당금 기준액의 4배 節稅用 이익줄이기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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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LG·삼성·국민·외환 등 국내 7개 신용카드사들이 올 1분기에 대손충당금을 2조1천16억원이나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금감원이 자산 건전도를 고려해 카드사들에 요구한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액(5천1백억원)의 네배에 달하는 규모다.

대손충당금은 카드 대출과 할부 구매액 등을 떼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카드사들이 일정액을 적립해두는 돈을 말한다.

특히 LG카드는 이 기간에 1천2백33억원 이상만 쌓으면 됐으나 실제로는 일곱배 가량인 8천4백82억원을 쌓았고,코스닥 등록사인 국민카드도 2천8백6억원(기준액은 최저 1천6백9억원)을 적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YMCA 시민중계실 서영경 팀장은 "금감원의 원가 공개를 앞두고 들끓는 현금서비스 수수료 인하 요구를 회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충당금을 과도하게 쌓았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다"면서 "대손충당금이 면피용으로 흘러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박원석 시민권리국장은 "카드사들은 부실화가 우려되는 자산(이용 대금)은 끝까지 회수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헐값에 매각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결국 대손충당금 적립이 고유한 기능인 위험 분산보다는 표면적인 이익 줄이기에 이용되고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은행보다 경기 변동에 더욱 민감하므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금감원의 요구액보다 높게 쌓고는 있지만 이익을 감추기 위한 의도는 없다"고 주장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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