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대생 납치살해범 협박전화 온 날 … 경찰, 피해자 집에서 낮잠 자고 술 마셔”

대구 여대생 이모(26)씨 납치살해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 간부가 납치 당일인 지난달 23일 수성구 범물동 여대생의 집에서 근무 중 술을 마시고 잠을 잤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여대생의 어머니 김모(50)씨는 1일 “당일 오전 납치범의 협박전화를 받은 뒤 집에 와 수사하던 수성경찰서 최모(48) 강력팀장이 근무 중 1시간가량 잠을 잤고 술도 마셨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경남 거창군 거창읍 당동마을 입구에서 현장검증을 참관한 뒤 이같이 말했다.

김씨 등 유족에 따르면 최 팀장은 이날 오전 7시46분 첫 협박전화가 걸려 오고 40여 분 뒤 여경 2명과 함께 아파트에 도착해 납치범의 전화를 기다렸다. 이 과정에서 최 팀장이 오후 2시30분쯤부터 1시간가량 거실 소파에 기대 잠을 잤다. 오후 9시20분쯤에는 함께 있던 여경에게 5만원을 주며 소주와 맥주 각각 1병, 라면 4개, 담배 한 갑을 사오도록 시켰다. 김씨는 “최 팀장이 혼자서 소주 한 병을 거의 다 마셨고, 잠을 자면서 코까지 골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 팀장은 “불안해하는 부모를 진정시키기 위해 술을 사오라고 했다”며 “여대생 아버지와 소주를 3∼4잔씩 나눠 마셨다”고 말했다. 또 “전날 밤샘 근무로 피곤해 졸자 김씨가 ‘잠깐 쉬라’고 해 20분가량 잤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여대생의 아버지 이모(55)씨는 “그가 먼저 술을 먹자고 말했다. 우리를 진정시키려고 한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대구=홍권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