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者연대'모색하는 이인제 내주엔 박근혜·정몽준과 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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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이인제(仁濟)의원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의원은 다음주 초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대표와 만난다. 의원이 요청하고 朴대표가 응했다고 한다. 두 사람이 단독으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의원은 23일 "朴대표가 평양에 다녀온 얘기를 주로 들을 생각이지만 선거 얘기도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의원은 26일 수원에서 열리는 한국-프랑스 친선게임을 무소속의 정몽준(鄭夢準)의원과 함께 관전한다.

정치권에선 의원이 '김종필-이인제-박근혜-정몽준 4자 연대'가능성을 본격 타진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한다.

의원은 지난 3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총재와 골프를 치며 "지방선거에서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 金총재와 의원은 또 "중부권 신당 등 특정 지역을 바탕으로 하는 정당은 안되지만 중도 보수성향의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는 모일 수 있다"는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

박근혜 대표측도 "개혁성을 앞세우는 朴대표와 수구 이미지가 강한 JP의 연대는 서로의 지지층을 상쇄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인제 의원이 중간에 끼면 상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4자 연대'는 구성원들의 개성과 지향점이 달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같은 움직임에 대해 박상천(朴相千)최고위원·이해찬(海瓚)의원 등 민주당 중진들은 23일 열린 워크숍에서 "후보가 이인제 의원을 포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朴위원은 "이인제 의원이 활동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도록 후보와 대표가 좀더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의원은 "이인제 의원이 바깥에서 자민련 등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모양새가 아니고 당 속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지휘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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