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등 미래기술 위주로 연구영역 조절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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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3면

"한국의 대표적인 종합연구기관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전기연구원·생명연구원 등 전문 연구기관과 역할분담을 확실하게 할 것입니다."

196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설립 이후 처음으로 원장직을 연임하게 된 박호군(55·사진)원장. 박원장은 지난 3년의 임기 동안▶연간 연구비 수탁고 1천억원 돌파▶미래 기술쪽으로 KIST 연구 방향 정립▶유연한 연구조직 체계 확립 등의 공을 인정받아 연임됐다. 박원장은 "우리나라의 연구계를 선도하던 KIST가 90년대 들어 위상이 떨어졌다"며 "다른 연구기관과의 역할분담, 연구비 공유 등을 통해 산·학·연의 중심이 되도록 위상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전문 연구기관과 역할 정립을 어떻게 할 것인가.

"철강·기계 등 대형 설비 연구는 전문 연구소로 넘길 계획이다. 그 대신 로봇이나 초소형 기술 등 미래기술 중심으로 연구영역을 조정해 나가겠다.지난 3년의 임기 동안 이미 어느 정도 기반은 닦아놨다."

-산·학·연의 구심체 역할도 중요한데.

"KIST가 기획해 독자적으로 수주한 연구비라도 학계나 다른 기관에 할애하고 있다. 비율은 KIST 30%, 타 기관 70%다. 연간 1백억원짜리 프로젝트인 뉴프런티어 사업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런 방법으로 산·학·연 공동연구를 유도하고, KIST로서는 연구계의 중심축 역할을 하게 된다. 앞으로 다른 대형 과제도 그렇게 운영할 것이다."

-개인 업적 평가에서 두번 'D'를 맞으면 퇴출한다는 'DDR'제도는 그대로 두나.

"4년 정도의 시행기간을 거쳤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모두가 불안해 하지 않으면서도 활력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선 방향을 잡고 있다."

-정부의 원장 선임 과정을 어떻게 보나.

"연임하려는 원장과 다른 후보들을 같은 선에서 놓고 경쟁하게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물러나더라도 현직 원장은 명예롭게 해줘야 한다고 본다. 아주 잘한 사람은 자동으로 연임되게 하고, 대과가 없으면 1차 심사는 자동으로 통과시켜야 한다. 그럴 정도도 안되면 연임 신청을 못하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연구기관 구성원 간 반목의 골이 깊어지고 후유증이 심하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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