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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16강 병역혜택 줘야 하나 "군대 면제를 경품으로 생각해서야" "고작 10명선… 국가 위상 높이는 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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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월드컵에 출전하는 우리 축구 대표팀에 병역 면제 혜택을 줄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최근 국회의원들이 '우리 팀이 월드컵 16강에 오르면 해당 선수를 체육요원으로 분류, 4주간의 군사훈련을 받는 것만으로 병역의무를 마치게 하자'고 제안하면서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형평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중앙일보 인터넷 조인스닷컴(www.joins.com)이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도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총 2만7천8백36명이 참가한 설문에서 '16강 진출시 병역 혜택을 주자'는 의견은 전체의 40.9%인 1만1천3백76표가 나왔다. 그러나 '현행 혜택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보다 많은 1만1천8백28표(42.5%)를 얻어 병역 문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편 '4강에 오르면 고려하자'는 의견은 4천6백32표(16.6%)였다.

이 의제에 대해 네티즌들은 지난 15일 실시간으로 진행된 '라이브중앙'(기자와의 실시간 대화)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현행 제도로도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측은 우선 형평성을 문제삼았다. 16강 진출을 바라는 국민 염원과 병역 문제는 엄연히 별개의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김한우씨는 "핸드볼·하키 등 인기 없는 다른 종목 선수들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으며,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종성씨는 "병역은 국민의 신성한 의무인데 축구 대표팀의 성적과 병역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16강 이상에 오른다면 대표팀으로서의 명예와 그에 따른 포상금·지원금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이 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정씨는 "병역 의무를 경품쯤으로 생각하느냐"고 꼬집었다.

찬성하는 쪽의 주장도 만만찮았다. 이들은 다른 국제경기와의 역차별 문제를 제기했다.

김무영씨는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하는 것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만큼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하면서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선수들에게만 병역 혜택을 주는 것은 오히려 역차별이 아니냐"고 반박했다.

ID '월드컵'은 "우리 팀이 16강에 진출하더라도 병역 혜택을 받는 사람은 고작 10명에 불과하다"며 "소수에게 혜택을 줌으로써 축구 꿈나무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더 나아가 한국 축구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된다면 국가 위상을 높이는 일이다"라고 했다.

라이브중앙을 진행한 김민석 전문위원은 "체육요원에게 병역 특혜를 주는 것은 아마추어를 살리는 데 그 목적이 있다"며 "이런 취지 때문에 지금까지 올림픽 3위, 아시안게임 1위로 제한했다"고 답했다.

金위원은 또 "굳이 병역법을 고치지 않더라도 오는 9월 열리는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면 체육요원으로 분류된다"며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억지로 법을 고치면서까지 특혜를 주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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