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짜맞추고 체포한 것 아니냐" 민 주 "20만弗 제공說 진상 밝혀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김희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검거되자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크게 긴장하는 모습이다. 金씨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양당은 각각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면서 나름대로 金씨에 대한 조사에서 규명돼야 할 부분을 미리 못박는 등 '파장'이 자신에게 미칠까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대변인은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정·관계 로비 의혹은 물론 '최규선-김홍걸-김희완'으로 이어지는 삼각 커넥션, 최규선씨의 이권개입 혐의 등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성규 전 총경의 도피 관련 대책회의 내용과 밀항 권유설의 진상도 확인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허태열(許泰)기획위원장은 "검찰에서 체포조를 만들자마자 체포된 점으로 미뤄 金씨가 숨어지내는 동안 짜맞춘 것 아니냐"며 기획체포 의혹을 제기했다. 南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정치검찰이 불순한 의도로 진실을 왜곡하려 하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리 검찰을 압박했다.

이는 최규선씨가 이회창 후보 측에 20만달러를 제공했다고 주장한 민주당 설훈(薛勳)의원 폭로와 관련해 검찰에서 후보에게 불리한 진술이 나올 가능성을 경계하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후보의 20만달러 수수설을 분명히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범구(鄭範九)대변인은 "金씨가 검거된 만큼 검찰은 20만달러 문제에 대해서도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찬(海瓚)의원은 "崔씨가 20만달러 제공 얘기를 타이거풀스 송재빈 대표와 金씨뿐만 아니라 제3자에게도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제3자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믿을 만한 사람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후보의 20만달러 수수설을 제기했던 설훈 의원은 이날 "崔씨의 20만달러 제공설을 金씨가 제보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밝힐 수 없다"면서 "金씨가 수배되기 전까진 전화접촉이나 우연한 기회를 통해 만나기도 했지만 수배된 이후엔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송상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