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교도소서 소니 게임기 복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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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국 업체들이 일본 소니의 비디오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PS2)'를 교도소 재소자까지 동원해 불법 복제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소니가 지난 5년간 중국 내의 자사 제품 불법 복제 생산지를 추적한 결과 10개 이상의 불법 복제 하도급 조직을 적발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이들 조직은 하루에 PS2 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으며 불법 복제에 교도소 재소자 등을 이용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소니의 '해적판' 조사 담당자들은 한 하도급 공장에서 PS2 부품을 선적한 컨테이너 트럭을 추적해 이 트럭이 선전(深?)의 한 교도소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했다. 이 컨테이너 트럭은 재소자가 제품을 조립하는 며칠간 교도소에 머물렀다. 중국 교도소는 다른 나라의 교도소처럼 수형생활의 일부로 재소자에게 작업을 시킨다.

이번에 적발된 조직은 중국 정부의 단속으로 수차례 벌금을 물기도 했으나 하도급 망을 구축해 생산을 계속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공장의 소유주는 불법 복제로 벌어들인 수익으로 홍콩 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해 사업을 확장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소니는 지금까지 홍콩에 있는 2개사와 회사 대표 3명을 상표권 침해 등의 혐의로 제소했다. 소니 제품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PS2는 2000년 1월 일본에서 첫 출시된 이후 올 9월까지 전 세계적으로 7400만대가 팔렸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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