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5년 만에 단상 올라 직접 반대 토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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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29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반대 토론을 하고 있다.[안성식 기자]

“‘신행정수도 후속 대책을 위한 연기·공주 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 전부 개정법률안’은 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의사봉을 세 차례 두드렸다. 2010년 6월 29일 오후 4시4분이었다. 지난해 9월 3일 정운찬 총리가 내정자 신분으로 세종시 수정 소신을 밝힌 지 꼭 300일 만이다.

표결 직전까지 여야 의원 12명이 나서 치열한 찬반 토론을 했다. 특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직접 반대 토론에 나섰다. 한나라당에선 유일한 반대 토론자였다. 박 전 대표의 ‘깜짝’ 등장에 본회의장은 술렁거렸다. 박 전 대표의 본회의 발언은 당 대표이던 2005년 4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이후 5년2개월여 만이다.

박 전 대표는 “정치권에서 시작된 문제로 사회 갈등과 분열이 커지고 국민께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 오늘 표결을 끝으로 소모적 논쟁을 접고 새로운 미래로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운을 뗐다. 그런 뒤 “수정안이 부결되면 ‘자족성 강화를 위한 더 이상의 조치는 없을 것’이란 말이 있는데 정말 안타깝다”며 “원안에 이미 자족기능이 다 들어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구체화하는 정부의 실천 의지”라고 강조했다. ‘플러스 알파’를 실천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이어 “우리 정치가 극한투쟁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을 통해 미래로 가려면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오늘 결론이 나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모두 마음에 묻었으면 한다”고 말을 맺었다.

박 전 대표는 전날 오후 여야가 수정안 표결에 합의하자 반대 토론에 나서겠다고 결심한 뒤 가까운 의원들에게만 알렸다고 한다.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찬성 토론에 나선 같은 당 차명진 의원은 “수도가 분할돼 나타나는 대한민국의 흔들리는 정체성 문제, 엄청난 행정 비효율 문제가 국가 경쟁력을 야금야금 파먹고 들어가 대한민국을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시킬 것이다”라며 “세종시 원안에 대한 심판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찬반 토론이 끝난 뒤 뚜껑이 열린 표결 결과 이변은 없었다. 한나라당 친이계 대다수와 무소속 등 105명이 찬성했고, 한나라당 친박계 대부분과 야당이 반대 164표를 ‘합작’했다. 다만 친박계인 진영·최구식 의원, 무소속 이인제·최연희 의원, 김무성 원내대표와 박희태 국회의장이 찬성표를 던졌다. 중립 성향의 남경필·권영세·정진석 의원, 쇄신파인 김성식·권영진·황영철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글=이가영·백일현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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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195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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