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過半만들기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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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자민련 함석재(咸錫宰·천안을·3선·사진)의원의 탈당이 연쇄탈당으로 이어질까.

자민련 내에선 부정적 견해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에선 "당연히 그렇다"며 "한나라당의 과반의석 확보는 시간문제"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나라당은 현재 국회 내 과반의석(1백35석)에서 2석이 부족하다.

과반의석 확보 시기에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나라당 한 중진의원은 "16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법적으론 25일) 이전에 가능하고, 늦어도 6·13 지방선거 전에 이뤄질 것"이라면서 "탈당한 咸의원 외에도 자민련·무소속 의원 등 3~4명이 입당 대기 중"이라고 귀띔했다.

영입을 주도하는 사람은 김용환(金煥)국가혁신위원장이다. 그는 최근 咸의원을 두차례 만나 입당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주변에선 "소속 의원에 대한 JP의 장악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며 영입을 자신하고 있다.

민주당 노무현(武鉉)후보의 정계개편론과 별도로 한나라당 중심의 또 다른 축이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국회 과반의석은 현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국회의장과 상당수 상임위원장을 차지할 수 있고, 국정조사나 특검제를 밀어붙여 대선정국을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IJP(이인제+김종필)의 충청권 연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회창 후보 진영에선 "지방선거 이후 입당"쪽에 무게를 뒀다. 후보 측 한 특보는 "후보가 인위적 정계개편을 분명하게 반대했는데, 자민련 의원을 빼오는 듯한 인상을 주면 역풍이 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JP의 격노와 반발이 불 보듯 뻔하고, 민주당의 정계개편 추진에 명분을 준다는 것이다. 후보 캠프에선 "정계개편과 역정계개편이 부닥쳐 정국이 소용돌이칠 경우 득보다 실이 많다"며 "咸의원이 무소속으로 남아도 표 대결 땐 어차피 우리 쪽에 설 것"이라고 했다. 남경필(南景弼)대변인도 "현재로선 무리하게 과반수를 만들 이유가 없다는 게 당론"이라고 발표했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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