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소매그룹' 변신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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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신세계가 삼성그룹에서 분리된지 5년째를 맞았다.

그간 신세계는 구조조정을 통해 소매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 매출 규모가 분리 전보다 2백50% 신장했다. 현재 공기업을 제외할 때 국내기업 중 매출순위는 14위, 시가총액은 7위에 올라 있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신세계는 중국 시장 진출 확대 등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욕을 다지고 있다.

그러나 고성장의 바탕이 된 국내 할인점시장의 성장이 정체상태에 들어섬에 따라 내실 다지기와 새로운 이익창출 모델 개발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구조조정과 소매업 집중=신세계는 분리 직후 신세계종금 등 금융부분을 정리,10개 관계사에서 현재의 소매업 중심 8개사로 재편됐다.

특히 이마트와 함께 운영해온 프라이스클럽을 미국 본사에 넘기고 1억달러의 투자금을 회수,이마트에 집중 투자했다.

때마침 외환위기 직후라 비교적 헐값에 30여개의 이마트부지를 확보, 점포수에서 경쟁업체를 압도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 결과 백화점과 이마트를 합친 점포수는 5년 전의 11개에서 현재 52개로 크게 늘었다.

매출도 1996년의 1조7천4백여억원에서 지난해에는 6조1천여억원으로, 11억원에 그쳤던 세전이익도 3백배 이상 늘어난 3천4백여억원으로 증가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에서 선진업체와 경쟁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만큼 중국 등 아시아시장 진출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실다지기가 과제=그동안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지속성장과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선 시스템 정비를 통한 내실다지기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자산회전율 등 효율성 측면에서 신세계는 아직 월마트의 85%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할인점에 비해 백화점 부문이 상대적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고민거리다. 이와 관련,신세계는 최근 백화점 본점 대규모 증축계획을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원 정연승 수석연구원은 "기존 업체의 경쟁력제고와 함께 향후 새로운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업태 창출을 통한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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