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서울모터쇼 외국車들 '동승' 거부 집안잔치 전락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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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오는 11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릴 '2002 서울모터쇼'가 외국 자동차회사들의 참여 거부로 반쪽 잔치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 김광영 위원장은 8일 "지난달 말 접수를 마감한 결과 외국 업체들이 이익금 배분과 전시장 배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한 곳도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모터쇼 조직위는 모터쇼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던 14개 외국 기업이 불참키로 결정함에 따라 현대·기아·대우·르노삼성·쌍용 등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와 국내외 부품업체 등 2백여 업체만 참가한 가운데 모터쇼를 진행할 계획이다.

외국 자동차회사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모임인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내년 초 별도의 모터쇼를 개최하기로 하고 전시장 물색에 나섰다.

조직위의 허완 사무총장은 "수입차협회가 수익금의 50%를 배분하고 전시면적을 국내차보다 많이 배정해 줄 것을 요구해 왔으나 국제 관례에 어긋나 수용할 수 없었다"며 "프랑크푸르트·도쿄(東京)·파리 등 세계 유명 모터쇼에서도 외국기업에는 이익금을 나눠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수입차업계가 담합해 불참키로 한 것은 한국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입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관람객들의 상당수가 수입차를 구경하기 위해 전시장을 찾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익금을 균등하게 배분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5개에 불과한 국산차 업체가 14개 외국기업보다 더 넓은 전시장을 사용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으며 전시장 위치도 외국 기업들이 훨씬 불리한 곳에 배정됐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모터쇼에 5천명의 바이어를 유치해 5억달러의 수출계약을 성사시키고 관람객 80만명의 입장료와 업체 참가비 등을 합쳐 5억원 정도의 이익금을 낼 것으로 기대했으나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서울모터쇼는 세계자동차공업연합회(OICA)가 공인한 국제모터쇼로 1995년부터 격년으로 열리고 있으나 지난해는 대우차 매각 등의 문제로 열리지 못하고 올해로 연기됐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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