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급맥주 시장 공략 1년새 매출 5배나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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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일본의 맥주 소비량은 매년 조금씩 줄고 있죠. 반면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둘째 규모인 한국은 연 8% 이상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일본 삿포로맥주 최고경영자(CEO)인 이와미 다쓰시(62·사진)사장이 최근 방한했다. 그는 "고급맥주를 찾는 한국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프리미엄 맥주시장에서 강세인 삿포로에는 좋은 기회"라며 "한국 판매업체인 팀코주판과 공동으로 유통경로 다각화 등을 시도해 수년내 외국산 맥주 중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이와미 사장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다. 2000년 3월부터 팀코주판을 통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선을 보인 삿포로 맥주는 지난해 모두 15만상자(한 상자에 3백50㎖ 24병)를 팔아 전년보다 매출이 다섯배나 늘었기 때문.

일본에선 아사히·기린 맥주에 이어 시장점유율 3위 업체지만 한국에 수입되는 일본 맥주 중에는 시장점유율 84%로 단연 1위다. 호텔·맥주전문점에서 주로 판매되는 외국 맥주와 달리 편의점·할인점을 적극 공략한 덕이다.

그는 "직접 업소를 다녀보니 업소별로 별도의 판매대를 설치하고 이벤트 행사를 다양하게 열고 있었다"며 "마케팅 기법에서는 한국이 더 발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미 사장이 한국 시장에 무게 중심을 두는 것은 본사의 전략과도 관련이 있다. 삿포로맥주는 1876년 일본 최초의 맥주회사로 설립돼 1백26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90년대부터 매출은 하향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1999년 이와미 사장이 취임하면서 광고 등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해 지난해엔 5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멈추고 상승세로 접어들었다.

때마침 한국 시장도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그는 "모처럼 일본 본사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과 연계해 한국에서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며 "올해 한국에서의 매출을 지난해보다 40% 가량 높여잡았는데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삿포로·에비스를 주요 브랜드로 한 삿포로맥주는 세계 30여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비열처리·세라믹 필터 제조방식에서 수준급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삿포로맥주는 6월 15일까지 삿포로 맥주를 구매한 고객 중 16명을 추첨해 3박4일간 삿포로를 여행할 수 있는 고객사은행사를 벌이고 있다.

즉석복권이나 맥주병에 부착된 스티커에 쓰여 있는 행운숫자를 홈페이지(www.sapporo-beer.co.kr)에 입력하면 당첨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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