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양국 16강 진출에 대한 한,일 네티즌들의 반응

중앙일보

입력

"아시아 체면을 세웠다.""실력 이상의 결과다."(23일 한국의 16강 진출에 대한 한 일본 네티즌의 평가)

“일본 축구 충격적이다. 한국 정신 차려야 한다.”(25일 일본의 16강 진출에 대한 한 한국 네티즌의 평가)

아시아 지역에서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원정 16강 고지에 오른 한국과 일본. 이번 월드컵에서 나타난 특징은 두 나라 선수들의 탁월한 팀웍과 기량만큼이나 서로를 보는 양국 네티즌들의 자세도 과거 어느때보다 성숙해졌다는 점이다. 감정 섞인 비아냥 보다는 서로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격려가 많았다.

25일 새벽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일본이 덴마크를 3대 1로 제치고 16강행 티켓을 따낸 소식은 한국 네티즌들에게도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일본 대표팀은 월드컵을 앞두고 평가전에서 극심한 부진을 보여 ‘월드컵 사상 최약체 대표팀’이라는 평가를 받았었기 때문이었다.

네티즌들은 일본팀의 선전을 보고 한국 대표팀도 긴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월드컵 직전 열린 평가전에선 한국에 2대 0으로 졌던 일본이 조별 예선에서 2승을 거두고 16강에 진출한 것을 두고 “우리도 분발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한 네티즌은 “중원을 강하게 압박하면서도 상대편이 공격에 들어가면 신속하게 수비에 나선 점이 돋보였다”며 “한국도 이렇게 확실한 전술을 쓰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빠른 스피드와 조직력이 2002년 한ㆍ일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을 연상시킨다는 분석도 있다. 또다른 네티즌은 “패스를 할 수 없게끔 공격수를 포위하는 압박 수비가 2002년 히딩크호 한국 축구를 보는 듯 하다”며 “덴마크가 결국 일본의 경기 속도에 말려 패배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일본의 대진운이 좋았던 것 뿐”이라고 일본 대표팀의 실력을 폄하하는 주장도 있다. ‘칠구’라는 대화명의 한 네티즌은 “이번 월드컵에서 유럽팀들이 너무 못했다”며 “E조에서도 유럽팀이 두 팀이나 있어 일본이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과 한국이 16강에서도 선전해 아시아 축구의 저력을 보여주자는 ‘화합형’ 반응도 많았다. 네티즌 ‘하-하’는 한국ㆍ일본 대표팀의 감독이 모두 자국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웠다. 순수 토종 아시아 감독만이 월드컵을 차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일본과 동반 진출해서 기쁘다. 세계 무대에선 동질감을 느낀다”며 “모두 최선을 다하자”고 격려했다.

지난 23일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 확정되었을 때 일본 인터넷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2ch’등 일본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칭찬과 부러움이 담긴 댓글이 속속 올라왔다. 당시 일본 역시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에 도전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관심은 더 컸었다. 일본은 25일 조별리그 E조 마지막 경기인 덴마크전에서 무조건 이겨야 16강에 진출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국이 먼저 16강에 진출한 데 대한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도 축하와 격려가 많았다. 한 일본 네티즌은 “한국팀 경기에 자극받아 일본도 16강에 동반진출하면 좋겠다”며 “그래야 아시아 체면도 서고 세력 확장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16강 축하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덴마크전은 질 것 같다. 일본이 한국처럼 득점하는 모습이 상상이 안된다”며 “한국이 부럽다. 우리도 16강에 꼭 가야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팀을 시기하는 댓글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아르헨티나전에서 4대1로 졌는데도 16강에 나간 건 실력 이상의 결과"라며 "운 좋은 한국”이라고 비꼬았다.

한국팀이 26일 우루과이와 맞붙는 것을 두고 “우루과이는 실점 하나 없는 팀이다. 한국이 우쭐대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한 네티즌도 있었다. 이 외에도 “한국도 가끔은 일본팀을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 “동북아시아 두 팀이 모두 8강에 올라가자!” 는 등의 댓글도 있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