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부산 넘보지 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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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이 '부산 수성(守城)'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풍(盧風·노무현 바람) 진원지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신민주연합론'을 제기하면서 부산지역의 YS계 의원들에게 연일 미소를 보내고 있다. 당내에선 "6·13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을 민주당에 내주면 대선가도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盧후보의 영남 영향력이 현실화할 경우 그가 주장하는 정계개편에 힘이 실리고, 한나라당이 탈당 도미노에 휩싸일지 모른다는 예상에서다.

盧후보 진영에선 부산시장 후보로 문재인(文在寅)변호사, 한이헌(韓利憲)전 의원과 함께 김기재(金杞載)전 행자부장관이 거론된다. 30일엔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 얘기도 나왔다.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과의 연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朴의원은 "고려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이런 와중에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의원은 "당내 경선 당선자인 안상영(安相英)시장의 재당선을 위해 백의종군(白衣從軍)하겠다"고 밝혔다. 이회창 전 총재 등 당지도부의 설득이 주효했다고 한다. 한때 "盧후보를 도울 수도 있다"며 경선불복을 시사했던 그다.

한나라당은 權의원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6일 부산에서 대통령 세 아들 비리척결을 촉구하는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기로 했다. 사실상의 부산시장 선거 출정식이다. 경선 후유증을 털어내면서 노풍을 잠재우려는 다목적 의도가 담겨 있다고 한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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