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기록인 194번 만에 운전면허 필기시험에 합격해 화제가 됐던 오상백(70.경북 의성군 다인면 외정리)씨가 이번엔 도로주행시험과 씨름을 하고 있다.
오씨는 지난 9일 필기시험에 합격한 뒤 13, 14일 문경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잇따라 도로주행시험에 응시했으나 탈락했다. 이에 앞서 그는 지난해 1월 상주시의 한 자동차전문학원에서 기능시험에 합격해 도로주행시험만 남겨놓고 있다. 도로주행시험은 시험장 주변인 신기동의 주행코스(5.1㎞)를 12분 안에 주파해야 한다. 오씨는 그동안 마을 청년들의 도움으로 운전연습을 해왔다.
문경 면허시험장의 손경래 경사는 "시동을 자주 꺼뜨리고, 방향 지시등을 제때 작동하지 못한 것이 탈락 이유"라고 설명했다. 손 경사는 "응시자들이 평균 5~10번 만에 주행시험에 합격한다"며 "오씨가 필기시험에서 보여준 집념을 보면 곧 합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씨는 지난 13일 도로주행시험에 떨어진 뒤 "연습을 더 열심히 해 다음번에는 반드시 합격하겠다"고 했었다. 그는 이후 매일 마을 옆 공터에서 주민의 도움을 받아 주행연습을 하고 있다.
필기시험 합격 이후 오씨에게 조그만 변화가 생겼다. 조급한 마음에 차량을 산 것이다. 그는 지난 17일 대구의 한 중고자동차상사에서 400만원을 주고 1t화물차를 사 마당에 세워 놓았다. 그는 면허를 따면 이 차량에 벌통을 싣고 다니며 꿀을 채취할 계획이다.
오씨는 20여 마지기(한 마지기는 200평)의 논농사를 짓지만 부업으로 양봉도 하고 있다. 100여개의 벌통을 집 옆에 놓아두었지만 주변에 꽃이 많지 않아 꿀 수확이 시원찮기 때문이다.
이 마을 김종석(57)이장은 "면허를 따면 벌통을 싣고 꽃이 많은 강원도 철원으로 벌통을 싣고가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며 "의지가 대단한 분"이라고 했다.
오씨는 이날 종일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 이장은 "열심히 주행연습을 하는 만큼 조만간 다시 응시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2002년 12월 26일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경북경찰청 면허시험장에서 첫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치렀으나 떨어졌으며 이후 대구와 문경면허시험장에서 모두 194차례 응시한 끝에 합격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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