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거점 평택항 육성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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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정부는 이달 초 대통령 주재로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열고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실현을 위한 기본 청사진을 확정하고 이를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수도권 서부지역 5개 거점지역을 2020년까지 3단계로 나눠 중점 개발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영종도는 항공물류 중심지와 관광·레저단지로 육성하고 송도 신도시는 다국적기업의 아·태지역 본부와 지식기반산업 중심지로 개발된다. 화훼 수출단지로 유망한 김포매립지는 위락·주거단지 및 국제금융업무지역으로 특화된다. 또 서울 상암동은 문화콘텐츠 산업 중심지로, 고양은 관광·숙박시설을 갖춘 국제전시단지로 각각 개발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확정된 기본 청사진은 6월중 마련되는 세부 실행계획을 토대로 12월 말까지 세미나·공청회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 정부 구상은 중국이 세계경제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상하이 등을 동아시아의 거점도시로서 고착화시키고자 하는 정세에서 나온 것이다.앞으로 5~10년 안에 한국경제의 위상을 재정립하지 않으면 국가경쟁력이 후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 하에 우리 경제의 생존전략으로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측면에서 보완돼야 할 점들이 눈에 띈다. 이 중에서도 물류 및 항만전략 부분에서는 큰 수정이 필요하다.기본 청사진에 나타난 물류시스템 확충계획에 따르면 주요 항만과 국토를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물류시스템 확보를 위해 부산과 광양항을 '메가허브 항구'로 육성하도록 되어 있다. 우선 이와 관련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 무엇보다 두 항만은 한·중간 경제교류가 증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화물운송이 집중되는 수도권에서 너무 떨어져 있어 환(環)황해경제권의 중심 거점항의 역할과 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거점항은 환황해경제권의 교차점에 위치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서해안을 중심으로 한 거점항의 필요성은 기항 수요의 증가에 대비하고, 서해안권 항만의 전문화를 높이며, 연안수송 활성화를 통한 내륙 운송비의 경감으로 요약된다.

이런 점들을 종합하면 평택항의 비교우위가 매우 주목된다. 핵심산업단지가 위치한 수도권에 가장 가깝고, 중부권 및 경기남부권 화물을 위한 최적의 물류기지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중국 및 아시아로부터의 기항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경기개발연구원의 공동연구 결과 2011년 수도권 수출입컨테이너 물동량(근해 및 원양항로 포함)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이에 따라 평택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크게 늘어나 컨테이너부두 확충이 절실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평택항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단순 항만이 아닌 제3세대 항만개발을 위한 여유있는 배후단지를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로테르담·고베·요코하마 등 선진 항만 치고 배후에 유통가공 및 장기 보관시설을 갖추지 않은 곳이 없다.

이번 정부구상이 성공하고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서해안축을 보강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이미 서해안축은 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서해안 고속도로가 개통돼 있어 중부 및 남부지역 산업단지까지의 접근성이 우수하다. 또 항해거리 24시간 거리 내에 동북아권의 핵심 항만과 물류기지가 대거 집중돼 있는 것도 장점이다. 향후 세부 집행계획 수립 및 실천에 있어서 전후방 파급효과가 더욱 비중있게 고려돼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가장 핵심적인 지역은 평택항이라는 점을 꼭 지적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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