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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하>향파두리 -항몽유적지에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향파두리

-항몽유적지에서

솔이끼 숨어 돋듯 움트는 그 날의 함성

결 삭이는 아픔을 유채꽃에 피워내면

초혼제 나비춤 사위는 임의 넋에 분분하고

말발굽에 짓밟혀 금이 간 기와 파편

뒤따라 온 낮달이 저도 아파 부서지며

성채에 풍진을 털던 흔적으로 숨어든다.

굽은 토성 청솔 가지 남아 있는 붉은 옹이

푯대 꽂아 포효하던 삼별초의 단심인가?

웬일로 들새들마저 쪼아대며 들레는지….

한덕<제주시 이도 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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