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해외 취업도 바늘 구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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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 있는 웹응용프로그램 전문회사입니다. 컴퓨터 프로그램 전문가를 찾습니다. 지난해 우리 회사의 매출액은 2억1500만엔이고, 사원 초봉은 연 330만엔(약 3300만원)입니다."

"미국 병원에서 일할 간호사를 찾습니다. 한국과 미국 간호사 면허 소지자이며 영어가 능통해야 합니다. 연봉은 지역에 따라 8만5000달러(약 8500만원)까지 됩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해외 취업 정보망(www.worldjob.or.kr)에 이런 구인 신청이 뜨면 국내 청년층의 구직 신청이 줄을 잇는다.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층이 해외의 일자리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실제 취업에 성공하는 비율은 2~4%에 불과하다.

19일 인력공단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해외 취업을 원하는 구직 신청자는 모두 3만3626명으로 지난해 연간 신청자(1만2993명)의 2.6배로 늘었다. 해외 구직 신청은 2001년 5520명, 2002년 7299명, 2003년 1만4481명 등 매년 증가 추세다.

올해 구직 신청자의 연령층은 20대 2만4408명(72.6%), 30대 6508명(19.4%)으로 20~30대가 대부분이다. 특히 20대 신청자는 지난해(6487명)의 3.8배로 급증했다. 학력별로는 대졸 이상이 2만4845명으로 전체의 74%를 차지했으며 여성이 2만151명으로 남성(1만3474명)보다 많았다.

하지만 올 들어 미국.일본.사우디아라비아.중국 등 주요 국가에 실제로 취업한 사람은 542명에 불과했다. 이는 산업인력공단이 확보한 해외 업체의 구인 수요(2550명)의 21.3%밖에 안 되는 수준이다.

인력공단 최병기 해외취업부장은 "국내 취업이 어려워지자 청년층이 자격 요건을 갖추려는 노력도 없이 해외 취업에 도전하고 있다"며 "해외에 취업하려면 언어는 물론 희망 직종이 원하는 자격과 업무능력 등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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