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은행 가계대출 56% 집 사는데 쓰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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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저금리 시대를 맞아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부동산 투자를 위해 돈을 많이 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경우 가계 부실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은행들의 가계대출 실적 중 주택구입용이 차지하는 비중(이하 금액 기준)은 56.1%로 지난해 1분기(30.2%)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지역별로는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른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은 주택구입용 대출 비중이 27%포인트나 높아진 반면 지방은 12.6%포인트 높아지는 데 그쳤다.

또 이 기간 주택구입용 대출자금 중 집이 있는 사람이 빌린 실적은 89.6%에서 91.4%로 높아져 재산을 늘리기 위해 대출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3천만원 이상의 주택구입용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 심리를 더욱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은 지난해 가계부채의 가처분소득 비중이 99.8%로 2000년(86.9%)보다 높아졌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연간 가계소득에서 세금·이자 등 불가피하게 지출해야 하는 비용을 제외하고 남는 돈을 모두 빚을 갚기 위해 써야 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가계대출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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