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비한 세계화 이미지 씻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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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업체인 맥도널드의 잭 그린버그(59·사진)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기업 이미지 개선작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동물애호와 열대우림 보호, 그리고 장애자 고용확대에 힘쓴 그동안의 발자취를 홍보해 '무자비한 세계화'의 상징으로 잘못 알려진 회사 이미지를 바로 잡겠다는 것이다.

그린버그는 이를 위해 15일 맥도널드의 지난 50년 사회활동을 묶은 45쪽짜리 보고서를 공개했다. 그는 "사람들이 맥도널드의 기업이미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만큼 실상을 바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에는 맥도널드가 근로자나 협력업체와의 관계개선과 환경보호 및 지역 토착화에 얼마나 노력했는지가 실려 있다. 미국 최대의 쇠고기 구매업체로서 목축업계에 사육환경의 변화를 유도했으며, 닭 사육업체들에는 항생제 투입을 금지하도록 요구해 성과를 얻어냈다. 맥도널드는 1980년대 말 환경에 유해한 스티로폼 대신 재활용할 수 있는 종이 포장지를 세계 최초로 도입한 점도 부각했다. 지역 토착화를 위해 원자재의 80%를 진출한 나라에서 조달하며, 나머지 20%도 이웃나라에서 구입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맥도널드를 세계화의 단물만 빨아먹는 기업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고 그린버그는 주장했다. 1백21개국에 2만9천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맥도널드는 지난 10년간 탐욕스런 다국적 기업의 상징처럼 치부되며, 반세계화 시위대의 공격대상이 되곤 했다. 지난해에는 광우병과 동물성 식용유 파동으로 기업 이미지가 더욱 나빠졌다.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임기를 3년 연장하는데 성공한 그린버그는 이미지 개선을 실적 회복의 전기로 삼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경쟁이 심해지는 데다 서비스가 별로라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만만치 않아 그의 계산대로 될 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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